군악대에서



군악대 연습실에 견학왔던 사람들..
그중에는 브라질에서 오신 선교사님들도 있었다..
또 병원을 찾아 왔다가 들른 사람들..
몇명만을 위한 즉석연주..

쿠르드교회 연합예배 때



한쿠르드 연합예배 때,
쿠르드 인에게 세례(침례)를 주던 장면…
저 때 몇명 쿠르드인이 침례를 받았는데
보던 사람들이 노래부르며 얼마나 좋아하던지..
우리 교회에서 세례식을 할 때와 너무나 달랐다.


그 밑에 쿠르드 교인들에게 학자금전달하던 때인데
여단장님의 격려사가 얼마나 감동적이던지
참 대단한 분이라는 생각을 했다.
저 때 여단장님은 우리나라의 과거의 선교사들의 사역 이야기를 하며
자기도 그런 꿈을 가지고 있었다는 이야기를 하셨다.

아주 오래 전에

아주 오래전 이야기이다.

50년전쯤일까
나이는 모르겠다. 한 어린남자아이가 있었다.
그의 손에는 어머니가 준 500원이 쥐어져있었는데 당시에는 어린아이의 손에
쥐어진 돈치고 상당히 큰 돈이었다.
차비를 하라고 준 돈인데
이 아이는 집에 오는 길에 그 돈을 길에 있는 거렁뱅이할테 다 주고
엄청나게 먼 거리를 걸어 집에 도착했다.
그의 어머니는 아이를 나무라며 바보같이 왜그랬냐고 물었다.
아이는 이렇게 대답했다

“그 거지가 그냥 거지일수도 있지만
예수님일수도 있잖아요”

그래서 그는 500원을 길에 거렁뱅이에게 주고
그냥 걸어서 온 것이다.

사촌동생이 나에게 해준 이 이야기의 주인공은 바로 내 아버지였다.
자세한 이야기는 모르나 예전 할머니와 교인들 간의 큰 다툼이후
내 아버지는 교회에 나가지 않는 것이라고 했다.

그동안 우리 식구들이 아버지에게 교회를 가자고 하면
항상 교회다니는 사람들이 세상사람들보다 더하다는 이유로 완강히 안가려하셨다.

나는 왜 그런 이야기를 하셨는지
오늘에서야 알게 되었다.

아이자이피로스

자이툰 교회에서 녹음한 노래이다.
그 때 창겸이가 반주를 하고
이라크에 마지드라는 복음성가로 사역하시는 집사님이 계신데
그분의 육성그대로 녹음한 것 같다.
녹음을 할 때는 내가 같이 있지는 않았는데
자이툰교회에서 기념으로 나누어준 시디를 집에와서 들어보니 낯익은 이 노래가 들어있다.

전에 자이툰 교회에서 부탁해서
노래 번역하고 악보를 만드는 작업을 같이 할 수 있었는데
다시 들으니 참 가슴 뭉클하다.

사진은 녹음당시와는 관계없지만
오른쪽에 계신분이 마지드집사님이다.

쟝 아제베도에게, 전혜린

쟝 아제베도에게
1965년 1얼 6일 새벽 4시. 어제 집에 오자마자 네 액자를 걸었다. 방안에 가득 차 이는 것 같은 네 냄새. 네 글, 내가 무엇보다도 사랑하는. 갑자기 네 편지 전부(그 중에서 내가 제일 좋아하는 것들)를 벽에 붙이고 싶은 광적인 충동에 사로잡혔다. 나는 왜 이렇게 너를 좋아할까? 비길 수 없이. 무엇과도 바꿀 수 없이 너를 좋아해. 너를 단념하는 것보다 죽음을 택하겠어. 너의 사랑스러운 눈, 귀여운 미소를 몇 시간씩 못 보아도 금단현상이 일어나는 것 같다. 목소리라도 좀 들어야 가슴에 끓는 뜨거운 것이 가라앉는다. 너의 똑바른 성격, 거침없는 태도, 남자다움, 총명, 활기, 지적 호기심, 사랑스러운 얼굴 나는 너의 모든 것을 사랑한다. 내가 이런 옛날투의 편지를 쓰고 있는 것이 좀 쑥쓰럽고 우스운 것도 같다. 그렇지만 조르즈 상드가 휘세와 베니스에 간 나이인 것을 생각하면 아직도 나는 좀더 불태워야 한다고 분발(?)도 해본다. 나의 지병인 페시미즘을 고쳐줄 사람은 너밖에 없다. 생명에의 애착을 만들어줄 사람은 너야. 오늘 밤 이런 것을 읽었다. `사랑? 사랑이란 무엇일까? 한 개의 육체와 영혼이 분열하여 탄소, 수소, 질소, 산소, 염, 기타의 각 원소로 환원하려고 할 때 그것을 막는 것이 사랑이다.’ 어느 자살자의 수기 중의 일구야. 쟝 아제베도! 내가 `원소로 환원’하지 않도록 도와줘! 정말 너의 도움이 필요해. 나도 생명이 있는 뜨거운 몸이고 싶어. 그런데 가끔가끔 그 줄이 끊어지려고 하는 때가 있어. 그럴 때면 나는 미치고 말아. 내 속에 이 악마를 나도 싫어하고 두려워하고 있어. 악마를 쫓아줄 사람은 너야. 나를 살게 해줘.


1965.1.11
32세의 짧은 나이로 자살을 택하기 5일 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