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연과 필연의 뒤엉킴

잭슨 플락의 그림들을 보면 우연과 필연이라는 두 가지 단어가 뒤엉켜있다는 느낌을 받는다. 사실 우연과 필연이라는 개념은 모호한 것이다. 인간이 인과관계를 이해하고 있는 것이 필연이요, 그렇지 않은 것이 우연이기 때문이다. 결국 우연과 필연의 잣대는 인간의 사고의 한계 속에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무한한 하나님의 사고 속에서 우연과 필연이라는 것은 구분되기 어렵다. 모든 것은 그분의 영역 안에 있기 때문이다.


Autumn Rhythm (Number 30) 1950
The Metropolitan Museum of Art, New York.

렘브란트, 쾰른 자화상, 1668~69년


렘브란트, 쾰른 자화상, 1668~69년

나는 렘브란트의 마지막 자화상을 보았다. 추하고 부서진, 소름끼치며 절망적인, 그러나 그토록 멋지게 그려진 그림을. 그리고 갑자기 나는 깨달았다. 거울 속에서 사라지는 자신을 들여다볼 수 있다는 것. 스스로를 ‘ 아무것도 아닌 것’으로 그릴 수 있다는 것. 인간임을 부정하는 것. 이 얼마나 놀라운 기적인가. 상징인가
– 오스카 코코슈카(Oskar Kokoschka)

그리고 황혼이 그의 황폐한 작업실을 비출 때, 걸작들이 성가시게 여기저기 쌓여만 가는 그 방에서, 그는 거울을 본다. 그늘이 드리운 그의 슬픈 얼굴은 오로지 지상에만 귀속된 무언가를 쫓는다. 그리고 영광의 바로 문턱에서 미친 웃음을 터뜨린다.
– 앙드레 말로( Andre Malaraux)

최영미, ‘시대의 우울’ 중

Mantegna, 그리스도의 죽음을 애도함(c. 1490)


이 그림은 의도적으로 시선을 발끝에서 시작하여 그의 손과 발의 못자국을 부각시키고 있는
독특한 구성의 그림이다.
또한 좌측에 슬픈 얼굴로 일그러진 두 사람의 얼굴은 더욱 비통하고 극적인 분위기를 만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