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ER valuation에 대하여

먼저 질문을 하나 해 보자. 채권 둘이 있는데 하나는 금리 5%짜리이고 하나는 10% 짜리이면 어떤 걸 사겠는가? 10%짜리 채권을 사겠다고 쉽게 답할 사람은 별로 없을 것이다. 투자자라면 당연히 부도위험(신용등급)을 생각할 것이기 때문이다. 5%짜리가 AA- 이고 10%짜리가 BBB+라면? 그렇다면 현재 채권금리와 비교해볼 때 5%짜리 사는 것이 낫다. (기타, 신용평가가 잘못되었다든지 하는 사소한 가정들은 무시한다.)

채권금리
국고채 3년 3.34
AA- 4.27
BBB+ 10.21

굳이 PER로 따진다면

국고채는 33
AA- 회사채는 23.4
BBB+ 회사채는 9.8 정도이다.

주식으로 바꾸어서 말하면 PER 10짜리보다 PER 20짜리가 훨씬 싼 것일 수도 있다는 뜻이다. 때로는 PER 5짜리보다 PER 20짜리가 더 싼 것일 수도 있다.

예를 들어서 어떤 기술주가 향후 2년 동안은 돈을 왕창 벌지만 그 이후는 존속 자체가 의문이 들 정도의 기술발전에 취약한 비즈니스 모델을 가지고 있다고 하자. 이 기업을 제 때 청산하지 못한다면 2년동안 번 돈을 이후 3년 안에 적자로 다 까먹을 수도 있다. 그러면 PER 2 여도 사면 안된다는 것이 내 지론이다. 이것은 산업 cycle에 노출된 기업이라고 해도 마찬가지로 적용된다.

나는 모멘텀을 중요시하기는 하지만 단기에 일회적으로 좋은 실적을 내는 것을 모멘텀으로 여기지는 않는다. 내가 생각하는 가장 좋은 모멘텀은 회사의 사업구조가 바뀌거나 장기적인 그림이 구체화되거나 하는 것을 말한다. 향후 5년에서 10년 사이의 그림을 한번에 바꾸는 사건이 발생할 경우 그것을 모멘텀으로 본다. 이 경우 시장에서는 미래이익까지 현재주가에 반영하게 된다. 그 때 주식의 가격은 몇년치의 ROE의 합만큼 일시적으로 상승할 수 있게 된다. (포스코켐텍이 가장 좋은 예이다.)

갑자기 모멘텀 이야기로 샜는데, 다시 PER의 이야기로 돌아가보자. 두번째 질문이다.

A : 부채비율 0%, EPS 1000원, 주가 7000원
B : 부채비율 100%, EPS 1000원, 주가 5000원(부채는 모두 차입금)
다른 모든 조건이 같은 두 회사가 있다면 어느 주식을 살 것인가?

단순히 보면 A의 PER은 7, B의 PER은 5이다. 그러나 나는 계산기를 두드리지 않고도 본능적으로 A가 훨씬 싸다고 느낀다.

그렇다면 얼마나 싼건지 계산할 수도 있을까? 물론 이론상으로나마 계산할 수 있다. 내 생각으로는 A가 B보다 15% 정도 싸다. 어떻게?

논리는 이렇다. 내가 예를 들어 35000원이 있다. B를 선택한다면 7주 살 수 있고, EPS가 나의 주주이익이라면, 연간 7000원 수익이 난다. 그러나 A를 선택한다면 나는 35000원을 추가로 5%금리로 차입해서 A주식을 10주 살 수도 있다. 그러면 나는 연간 10000원(EPS합)-1750원(이자비용)=8250원 수익이 난다. 비록 A를 선택할 때 차입은 했지만 두 경우 재무구조와 연관된 리스크는 같다. 왜냐면 B는 자체재무구조만으로도 100%의 차입에 대한 리스크가 있기 때문이다. 이해가 어렵다면 오너 입장에서 생각해보면 된다. 내가 100% 회사 오너라면 내가 차입해서 회사를 세우나 회사를 세워서 차입을 하나의 차이일 뿐이다.

어쨌거나 결국 A는 B보다 15% 이상 싼 가격이라는 의미가 된다. 이 경우 PER 5보다 PER 7이 15% 이상 더 싸다. 이것은 단순히 재무리스크의 차이만으로 가져오는 결과다. 여기에 이익의 변동성, 성장성, 유동성, 비즈니스의 안정성 등등을 고려한다면 왜 수많은 주식들(또는 업종들)이 다른 PER을 적용받고 있는지 이해할 수 있게 된다. 이래서 주식의 valuation이란 결코 단순해서는 안되고 매우 종합적으로 이해해야한다고 본다. 같은 채권이라도 국고채의 PER 은 33이고 BBB+ 회사채는 9.8이지 않은가?

“PER valuation에 대하여”에 대한 4개의 댓글

  1. 나도 예전에 이 부분에 대해서 곰곰히 생각해 본적이 있었는데..
    비슷한 결론에 다다랐음.. ^^

  2. 가끔 와서 보는데 좋은글 잘보고 갑니다.
    저도 모멘텀에 대해서 생각해보는데 최종결론은 ROE의 변화가 생기는 회사라고 생각을 했습니다.
    그것도 한자릿수에서 두자릴수로 바뀌는 기업의 수익률이 매우높다라고 생각지었습니다.
    여기에 남산님 말처럼 콤보들이 들어가면 더욱 좋을것 같구요~
    좋은글 많이보고 인쇄하고 공부도 많이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그런데 이름이 같아서 그런데 김진환 회계사님이신가요??

  3. 좋은 글 잘 보고갑니다. 형^^ 최근 주식의 Valuation과 PER를 생각해보던 차에 이 글을 읽게 되었습니다.

    많이 배워가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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