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나와 Danawa: 한국의 아마존 후보

요약 : 다나와는 시총 1조 원이 넘는 한국의 아마존이 될 수 있는 후보다
구글은 최고의 웹페이지검색 품질로, 아마존은 최고의 쇼핑검색 품질(가장 많은 상품과 가장 낮은 가격)로 최고의 온라인 플랫폼 기업들이 되었다. 우리나라의 쇼핑검색(가격비교)의 품질은 네이버다나와가 최고다. 다나와에 쇼핑계의 큰 손들인 여성 고객이 늘어나고 있으며 이 기회를 잘 살리면 4~5년 뒤 쯤 다나와는 시총 1조 원이 넘는 한국의 아마존이 될 수 있다. 이런 썰을 한번 풀어보고자 한다.

과거의 편견 : 온라인 용팔이
다나와하면 떠오르는 건 아마도 허접한 UI와 조립PC가 아닌가 싶다. 몇 년 전까지만해도 PC시장은 침체였고 가격비교업체들의 경쟁으로 성장 정체를 오랜기간 보여왔었으므로 다나와는 썩 재미는 없는 중소기업이라는 편견이 있었다. 모바일 시장 성장에 대한 대응도 느려보였고, 네이버쇼핑이 나타나면서 조립PC 외에는 얼마나 버틸 수 있을지, 그나마 그거라도 있어서 다행인 것 같은 미래가 불확실한 기업같아 보이기도 했다.
내가 2017년 크래프톤(구.블루홀)에 투자할 당시에 PC 교체 수요가 워낙 좋았기 때문에 상장회사 중에는 가장 먼저 관련기업으로 다나와를 떠올렸던 기억이 난다. 하지만 나는 이런 편견 때문에, 다나와 실적이 최근 2~3년간 꾸준히 성장해왔음에도, 2017년에는 게임이나 가상화폐로 인한 일시적인 PC산업 호황인 것 같았고, 2018년에는 미세먼지와 폭염으로 공기청정기, 에어컨 같은 가전들의 일시적인 호황 때문에 좋은 것은 아닌지 애매하다고 생각해 조금 관심밖이었다.
그런데 무언가 이 회사를 다르게 봐야한다고 생각했다.

새로운 변화 : 여성 손님들이 오기 시작했다

17년 IR자료, 컴퓨터나 가전보다 비가전(생활용품)이 더 성장이 빠르다. 지금도 마찬가지.

최근 보도자료를 보면 PC 비중이 줄고 있고, 생활용품 비중이 늘어나고 있었으며, 특히 18년에는 화장품이 124%, 식품이 75%, 생활용품 71% 만큼 전년대비 성장했다고 한다. 19년은 일반상품 트래픽이 전년대비 60% 증가하고 있다고 한다. 컴퓨터나 가전보다 다른 카테고리 성장이 더 빠른 것이다. 이 부분에서 나는 조금 놀랐으며, 뭔가 그동안 내가 피상적으로 알던 것과 다르다고 느꼈다. 다나와는 원래 남성 사용자가 90%를 차지하고 있는 걸로 알려져 있다. 그런데 화장품, 식품, 생활용품이 성장한다는 건 누가봐도 여성들이 다나와에 들어오고 있다는 신호로 보였다.

다나와와 에누리 16년 이후 검색량 비교(여성만)

네이버 트렌드부터 검색해보았다. 네이버는 여성들만의 검색트렌드를 제공한다. 위의 결과를 보면 여성들의 다나와 검색량은 3년 전에 비해 두 배 가까이 증가했다. 에누리닷컴은 다나와에 비해 여성 비중이 높은 사이트로 알려져 있으나 검색어 트렌드는 점점 차이가 벌어지고 있다. 여성 검색량 증가가 시장 성장 때문만은 아니라는 증거다.
왜 갑자기 여성이 늘었을까? 곰곰히 생각해본 결론은 이렇다. 2017~18년 사이 여러 가전(공기청정기, 로봇청소기 등) 및 전자제품들(에어팟 등)이 히트를 치면서 많은 여성들도 다나와를 접하게 되었는데, 그러다가 화장품도 사고, 생활용품도 사는 것 아닐까? 예컨대, 아이폰은 여자들이 더 많이 쓰기는 하는데, 주로 통신사에서 구매하니 다나와를 이용할 일이 없었지만, 에어팟이 등장하면서 여자들이 다나와에서 가격비교를 하게 되었다는 거다. 또, PC가 아닌 공기청정기나 로봇청소기, 다이슨 헤어드라이어 같은 이런 가전들은 여성들이 더 많이 구매를 하는데, 이런 다양한 히트상품들 때문에 여성들이 다나와를 접하게 된 것 아닐까?
이유는 분명하지 않아도 현상은 분명했다. 다나와에 여성들이 몰려오고 있다. 이 분들은 어떤 분들인가? 쇼핑의 카테고리나 양에서 남성을 압도하는 분들이며, 입소문도 빠른 분들이며, 작은 가격차이도 소중히 생각하시는 분들이다. 어쩌면 다나와는 지금까지 보지 못한 새로운 세상이 막 열리기 시작한 것인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럼 이게 일시적인 현상일까? 아니면 근본적인 변화일까? 내 생각에 이를 검증하기 위해 가장 중요한 핵심은 이거였다. 화장품이나 유아용품, 식품 등의 가격비교에서 다나와가 네이버쇼핑보다 더 검색결과가 좋을까? 만약에 그렇다면 다나와는 네이버쇼핑을 어쩌면 따라잡을지도 모른다. 나는 약간 흥분된 상태로 다나와와 네이버에서 그동안 내가 해보지 않았던 화장품, 유아용품, 식품, 생활용품으로 가격비교를 해보기로 마음먹었다.
참고로! 어떤 증권사 보고서에도 이쪽 카테고리에서 다나와의 검색품질을 네이버와 직접 비교한 적은 없었다! 웬만한 쇼핑홀릭 여자들도 안해봤다! 내가 최초다! ㅋㅋ

충격적인 결과 : 다나와의 검색품질이 네이버쇼핑의 것을 압도한다

노가다의 결과 – 충격적이다

위 표를 만들면서 나는 좀 충격을 받았는데 보는 사람들도 그렇게 느껴질지 모르겠다. 화장품, 식품, 유아용품, 생활용품 할 것 없이 모든 카테고리의 가격비교에서, 다나와의 검색품질이 네이버쇼핑 것을 압도했다. 가격 몇 십 원~몇 천 원 차이가 뭐가 압도적이냐고 물어볼 수도 있겠다. 문제는 가격 뿐만이 아니라, 네이버쇼핑이 가진 다음과 같은 문제점들이 너무 확연했다는 거다.
1. 막상 들어가보니 더 높은 가격이었다(시간낭비, 돈낭비)
2. 재고가 없거나, 사이즈, 컬러 등 선택할 수 있는 옵션이 적었다(시간낭비)
3. 물건을 사려고 옵션을 선택하면서 금액이 추가됐다(돈낭비, 빡침)
4. 가끔은 배송비가 몇만원이었다(돈낭비, 시간낭비, 빡침)
5. 동일하지 않은 제품이 가격비교에 섞여 있었다(이게비교냐, 시간낭비)

이거 4개씩 많이 사는 거 같아서 네이버에서 최저가 검색해서 다나와보다 3000원씩이나 싸길래 들어갔더니 6천원을 추가로 요구했다… 제품명에는 4개로 써놓고 가격을 3개 가격을 적어놨다. 오프라인 계산대에서 이랬으면 사장 나오라고 했을지 모른다.

네이버 가격비교는 가격 뿐 아니라 시간낭비가 심했다. 막상 사려고 하면 가격이 달라지는 경우가 많아 뒷통수 맞기 일쑤였다. 최저가 순서대로 하나하나 확인해봐야했다. 그에 비해 다나와는 가격이 대부분 정확했고 사이트를 들어갔을 때 달라지는 경우가 아주 드물었다. 최저가 비중은 내가 검색한 32개 제품 중 28개에서 네이버보다 다나와가 가격이 더 쌌다. 네이버쇼핑이 다나와보다 낮은 가격을 제시하는 비율은 10% 수준밖에 안되었다.
비교업체 수도 예상과 달라 아주 인상적이었다. 다나와가 네이버쇼핑보다 평균 1.5배 가까이 많았다.
제품 정렬도 인상적이었다. 특정 단어로 검색했을 때, 다나와는 잘 팔리는 제품들부터 잘 정리된 결과를 보여줬지만, 네이버는 중구난방으로 막 던지는 느낌이었다.
전반적인 가격비교가능한 제품 수나 옵션도 네이버쇼핑이 더 적었다.
다나와는 최저가 변동 트렌드도 제공했다. 같은 제품이 이름만 다르게 여러번 나오는 경우도 드물었다.

가격비교 사례 1 – 원더바스 클렌저
다나와의 네이버쇼핑 비교작업을 하면서 본 몇 개 사례들를 소개해본다. 지금 소개하는 ‘원더바스 슈퍼 베지톡스 클렌저 300ml’ 제품은 네이버쇼핑 화장품/미용 카테고리 2위 제품이다.

이 제품을 네이버쇼핑과 다나와에서 가격비교를 해보았는데 이건 특이하게도 네이버쇼핑이 배송료 포함 10,570원으로 다나와 10,760원보다 쌌다. 이런 경우 실제 사이트에 들어가보면 다른 가격이 붙어있거나 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건 그런 경우도 아닌 것처럼 보였다.

배송료 포함 정확히 10570원이었다.

다나와가 모처럼 네이버쇼핑에 1패를 하는 순간인 것 같았는데, 반전이 있었다.

저건 펌프미포함 가격이었던 것이고, 펌프를 포함하면 1,000원이 추가되며, 그마저 품절상태였던 것이다. 제품사진에 보이는 저 펌프 말이다!!! 와 펌프 없이 사라고?! 나는 내가 사려고 찾아본게 아니었음에도 깊은 빡침을 느꼈다. 네이버쇼핑 검색결과 상단에 이런 문제가 넘쳐나는 것, 해본 사람들은 많이들 공감할 것이다. 막상 들어가면 실제 가격이 다르거나, 옵션으로 추가비용을 요구하거나, 제품이 없거나, 스펙이 다른 경우가 얼마나 흔한 일인지 말이다. 아니면 같은 제품이 비슷한 다른 제품명으로 제각각 기재되어 있어서, 같은 제품인지, 다른 제품인지 한참을 비교해봤던 기억 말이다. 이런 수많은 어뷰징 때문에, 가격비교업체들이 좋은 검색결과를 만들어내기 어려운 것이기도 하다.
그에 비해 다나와의 가격비교 결과는 매우 훌륭했다. 저런 옵션으로 가격 장난치는 것까지 완전히 피해갔다. 다나와 최저가는 10,760원으로 펌프까지 포함한 완전한 금액이었다. 소비자는 시간낭비 돈낭비 빡침과 고민을 줄이고 바로 편하게 최저가에 쇼핑할 수 있다. 이 정도면 좀 과장해서 이야기하자면 ‘가격비교의 구글’ 아닌가?

가격비교사례2. 구찌 마몬트 카드지갑
명품도 요새 온라인으로 많이사니, 여성분들을 위해 비교분석해보았다. 다나와에서 구찌제품 중 가장 많이 팔린 제품으로 찾아보았다.

다나와에서 최저가를 검색한 화면, 배송비 포함 389,920원이 최저가이고 제품에 이상이 없었다.
네이버쇼핑이 33만원이라는 놀라운 가격을 제시했다. 하지만 반전이 있었으니…

다나와는 최저가 39만원 정도로 나왔는데 네이버쇼핑에는 가장 싼 곳이 33만원, 두번째가 41만원이었다. 33만원에 파는 곳이 신기해서 어떻게 이렇게 쌀 수 있지?하고 한참 보았는데 업체에 들어가 Q&A를 보니 가관이었다. 영국 매장에서 구입한 제품이라고 하는데 가품판정을 받았다며 환불해달라는 사람들이 많았다. 결과적으로 네이버쇼핑은 시간낭비 돈낭비에 빡침까지 모두 제공했다. 이러한 리서치 과정을 거치고 역시 난 현명한 소비자라고 생각하며 네이버쇼핑에서 두번째로 싼 것을 샀다면 시간낭비와 빡침을 겪은 후에 다나와보다 2만원 더 비싸게 사는 돈낭비 까지 3종세트를 경험했을 것이다.

가격비교사례3. 플레이모빌 장난감
방금전 아내가 아이 생일선물로 장난감을 하나 사는데 네이버쇼핑으로 다나와보다 싸게샀다고 제보해서 출동해보았다. 다나와 최저가보다 무려 7천원이나 싸게 샀다고 해서 자세히 물어보니 지금 같은 제품을 3번 째 구매중인거라고 한다. 사연인 즉, 몇 일 전에도 젤 싼 걸로 구매했는데 업체에서 일방적으로 취소해버렸다고… 두 번 이나 그랬고, 이번에도 구매한 제품이 더 이상 검색이 되지 않고 바로 판매중지라고 뜨는데 아마도 취소될 거 같다고 한다. 하아… 지금도 네이버쇼핑에 다나와보다 싼 제품이 하나 올라와 있긴한데 배송료가 만원이 더 비싸서 실망했다. 네이버쇼핑에서는 하나하나 뭐가 더 싼지 일일히 계산기를 두드려봐야한다. 두드려보니 다나와에서 검색하면 한번에 제일 상단에 나오는 최저가로 그냥 사는 것과 같은 가격이었다.

가격비교사례4. 아이들 용품
같은 회사 여성분이 에누리에서 아이들 필요한 걸 검색하다가 다나와보다 싼 최저가를 발견했다며 제보해왔다. 너무 신기해서 내가 직접 눈으로 확인하고자 최저가를 보고 들어가보니 아니나다를까 실제 사이트에서 더 높은 바뀐 가격을 제시했다. 언젠가는 아직 다나와를 써보지 않은 여성들도 이런 사실들을 깨닫게 되겠지…

가격비교사례5. 패키지여행
최근 다나와와 네이버 모두 패키지여행 가격비교서비스를 시작했다(기사1, 기사2). 신규서비스에서 두 회사 가격비교 경쟁력이 얼마나 차이나는지 몇가지로 검색해보았는데, 지금까지는 다나와가 월등했다. 일단 비교업체 수가 5곳, 9곳으로 다나와가 더 많고, ‘대만 9월 패키지여행’ 등으로 검색했을 때 검색결과 수에서도 다나와가 4~5배 더 많은 결과를 보여줬다.

가격비교사례6. 추석선물의 대명사 스팸8호
요즘 쇼핑몰마다 추석선물을 메인으로 내걸고 있어서 테스트해봤다. 다나와는 521개 몰을 비교해 최저가 21,930원을, 네이버는 339개를 비교해 19,890원을 제시한다.

네이버쇼핑의 최저가 제시 – 와 싸다 하고 방문해보면
25,500원이라는 새로운 가격을 만나보실 수 있다

아니나 다를까 막상 사이트에 들어가니 25,500원이라는 새로운 가격을 만났다. 이젠 머 그러려니 한다. 두번째로 싸다고 제시한 가격은 21,950원으로 다나와보다 20원 비싸다. 좋아 어차피 20원 차이지만 이번엔 네이버페이가 되니까 편하겠지 생각하고 들어가보면, 배송비 3,000원을 추가로 요구한다.

두번째로 싼 곳에 갔더니 3천원 더 내놓으라고 요구한다

한참을 노오오오력한 끝에 네이버에서 내가 찾은 최저가는 23,570원으로 다나와보다 1,640원 비쌌으며 10분 이상 추가 시간과 빡침을 소모했다.

다나와와 경쟁하려다가 많이들 망했다
네이버쇼핑도 다나와와 비교하면 이정도인데, 다음 쇼핑하우나, 에누리는 몇 가지만 테스트 해봐도 그 차이가 훨씬 심해서, 아예 자료를 만들지도 않았다.

이베이코리아에서 만든 가격비교사이트, 2010년 출범했으나 4년 못버티고 접었다. SK플래닛이 만들었던 ‘바스켓’도 같은시기 접었다.

가격비교가 온라인 쇼핑의 밸류체인의 핵심이다
가격비교사(다나와 등), 호스팅사(카페24), 결제사(KG이니시스), 오픈마켓(옥션 등), 카드사(신한카드 등), 택배(CJ대한통운 등) 등 온라인 쇼핑산업의 밸류체인에서 누가 가장 많은 가치를 창출하는가? 피터틸 강의에서 설명한 개념을 응용해 보았다.

피터 틸은 구글의 예를 들며, 항공산업은 검색보다 크고 중요한 산업이지만, 마진이 적어 돈을 버는 회사가 없다며 검색시장이 가치가 훨씬 크다고 설명했다.

아래 표는 다나와에서 최저가를 검색해서 인터파크(또는 개별쇼핑몰)로 들어가 신한카드로 4만원(온라인쇼핑 평균 결제액)을 결제하는 경우, 관련 업체들이 나눠먹는 몫을 대략적으로 정리한 것이다.

다나와로 가격비교해서 인터파크에서 4만원 결제했을 때 업체들 몫 (대략적인 숫자)
*호스팅사 몫은 임대몰의 경우

나는 가격비교사업이 얼마나 높은 가치를 창출하는 사업인지 위 표가 단적으로 보여준다고 생각한다(또 이런 기사). 위 표를 보면 다나와의 몫은 거래액의 1.8% 수준으로 호스팅사(0.9%)보다 2배, PG사(0.4%)보다 무려 4배 이상 많은 것을 알 수 있는데, 여기에 업체별 이익(X * Y%)을 고려하면 그 차이가 훨씬 더 심하다.
거래액 40,000원일 때 다나와의 몫은 매출 720원, 이익은 무려 331원(영업이익률 46%)이다. 이에 비해 카드사나 호스팅사 PG사가 남기는 이익은 겨우 30원 정도 수준이다. 다나와는 같은 거래액일 때, 신한카드나 NHN한국사이버결제, KG이니시스, 카페24에 비해 무려 11배나 많은 돈을 남기는 것이다! 같은 계산방식으로 다나와는 택배사인 CJ대한통운보다도 6~7배 많이 남긴다. 만약에 다나와가 CJ대한통운만큼의 시장점유율이였다면 시총도 6~7배 더 컸을지 모른다.
나는 위와 같은 이유로 PG사나 호스팅, 오픈마켓, 택배사보다 다나와가 훨씬 투자매력이 높다고 생각한다. 그렇다면 이 부분에서 다음과 같은 사실이 궁금해진다. 다나와가 지금 시총이 3,000억 원에 불과한 것은 시장점유율이 약 1%(거래액 1조 원, 영업이익 200억 원) 수준밖에 안되기 때문인데 그렇다면 앞으로 얼마나 더 성장할 수 있는 것일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나는 중기적으로 거래액 5~7조 원 수준까지 성장할 수도 있을 것 같아 보인다.

다나와가 5배 이상 성장할 수 있는 5가지 근거

온라인쇼핑시장 전체적으로 먼저 보면, 2018년 온라인쇼핑 전체 거래액은 112조 원이였고, 올해는 135조 원, 2022년 약 190조 원 이상으로 전망되고 있다. 또 2018년 기준 카테고리별 온라인쇼핑 시장규모는 다음과 같다.

통계청 연간 온라인쇼핑 동향
위 자료를 토대로 정리한 것. 다나와 거래액은 개인적인 추정치(2018년 기준)

1. 카테고리별 점유율: 현재 다나와의 온라인 쇼핑시장 점유율은 정확하지는 않지만, 컴퓨터및주변기기 시장 약 5.2조 원 중 약 7%, 가전전자통신기기 11.6조 원 중 약 4%이다. 다나와가 여성들이 주 고객인 다른 카테고리 점유율을 이 정도 수준으로 끌어올리면 거래액은 18년 약 1조 원에서 향후 약 5~7조 원 이상이 된다. 가전전자통신기기쪽 점유율은 상승중인 것과 그 사이 시장성장률을 고려하면 그 보다 더 높아질 수도 있다.
2. 가격비교 시장규모: 온라인쇼핑 시장 중 오픈마켓의 거래금액은 18년 약 50조 원으로 온라인 시장의 45% 정도를 차지하고 있다. 가격비교를 통한 판매가 전체 판매의 3~40% 정도라고 한다. 따라서 가격비교를 통한 쇼핑 거래액은 약 15조 원~30조 원 사이 어디쯤이다. 이 중 25~30%를 점유하게 되면 아까 말한 5~7조 원 정도가 될 수 있다.
3. 현 성장속도: 다나와의 19년 상반기 제휴쇼핑 성장 속도는 연 42% 이상이다. 현 속도로 5년간 성장하면 2023년 거래액은 6조 정도가 된다.(물론 정말 이 속도로 성장하기는 쉽지 않겠지만 시간이 다소 더 걸리더라도…)
4. 네이버쇼핑 상대비교: 네이버쇼핑의 2017년 거래액은 약 7조 원, 19년 상반기는 9.8조 원 정도로 추정되고 있다. 2022년까지 온라인쇼핑 시장 성장을 고려해 네이버쇼핑이 연 거래액 30조 원 정도가 된다고 가정하고, 다나와의 거래액이 네이버쇼핑의 2~30% 정도 수준 올라간다면 7조 원 전후가 된다. 이는 전체 온라인쇼핑의 5~6%에 해당하는 수준으로 아주 불가능한 숫자가 아니다.

similarweb.com 에서 danawa.com과 shopping.naver.com 을 비교하면 현재 다나와는 네이버쇼핑 대비 약 30% 수준의 트래픽이다.

5. 네이버와 구글의 검색시장 점유율 변화를 통해 유추해볼 수 있다.

구글의 점유율이 네이버의 절반을 넘어섰다(정확한 산정방식은 모르지만)

국내 웹페이지 검색 시장에서 네이버는 압도적이었지만, 구글이 시장진입한 이후 최근까지 구글 검색량이 빠르게 증가해 네이버를 위협하고 있다. 쇼핑검색(가격비교)에서도 다나와의 품질이 좋다면, 비슷한 일이 일어나지 말라는 법은 없다. 최근 다나와는 쿠팡, 알리익스프레스와도 계약했고, 네이버 스마트스토어의 DB도 확보했다. 이건 비유하자면 구글에서 네이버블로그 내용이 검색되는 것과 비슷한 효과가 있다고 생각된다. 네이버 스마트스토어 상점 수만 무려 26만개로 다나와 검색의 질이 그만큼 더 높아졌다.

위의 근거들로 2023년 전후로 다나와가 제휴쇼핑 거래액 5조 이상으로 성장하고 관련 매출 800~1000억 정도 달성한다고 보면, 광고 등 기타 사업도 동시에 성장하며 이후에도 추가적으로 성장할 여력이 있으므로 본사매출기준 1,500~2,000억 원, 영업이익률 4~50% 달성시, 4~5년 안에 시총 1조 원 이상에 도전해볼만한 기업이 될 수도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리스크들
모든 투자에는 리스크가 있는데 생각나는 것들을 정리해보려고 한다. 첫번째로 생각해본 가장 핵심적인 리스크는 온라인쇼핑의 절대강자가 출현하는 것이다. 미국은 전체 온라인쇼핑의 40~50% 이상이 아마존을 통해 발생하고 있는데 우리나라는 1등 기업인 11번가나 쿠팡 등의 사이트가 거래액 점유율 10%를 넘지 않는다. 수많은 유통채널들이 가격을 앞세워 경쟁하고 있는 상황인 것이다. 이는 어쩌면 과도기적 현상일 수도 있다. 미래에 몇몇 업체가 시장에서 퇴출되고 전체 시장의 30~40% 이상 점유하는 유통공룡이 출현하게 된다면 가격비교사이트의 입지는 지금보다 약화될지도 모른다.
둘째는, 네이버의 반격이다. 여전히 네이버가 이쪽 사업을 강화해 다나와의 경쟁력을 뛰어넘을 수도 있지 않을까? 이것도 지금까지 전개과정을 봤을 때 쉬운 일은 아닌 것처럼 보이지만 잠재된 리스크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셋째는, 결제편의성에서 네이버가 여전히 우위를 점하고 있다는 부분이다. 쇼핑에서 최저가 검색도 중요하지만 결제의 편의성도 중요한 부분인데 네이버쇼핑은 네이버페이라는 강력한 결제도구를 자랑한다. 어떤 사람은 최저가가 아니어도 이거 때문에 네이버쇼핑을 쓴다는 거다. 다나와도 이런 결제 부분에서 보완이 필요하지 않나 생각이 든다.
넷째는, 소셜커머스의 멤버십 강화이다. 쿠팡 로켓와우, 위메프 특가클럽, 옥션 스마일클럽 등 소셜커머스들이 멤버십을 강화해 락인효과를 극대화하는 전략을 쓰고 있는데, 이게 얼마나 가격경쟁력을 가져갈 수 있고, 가격비교서비스를 무색하게 만들 수 있을지 향후 모니터링이 필요하다.
마지막으로 온라인쇼핑 시장의 성장둔화다. 내 생각에 최근 온라인쇼핑이 급격히 성장한 이유는 아마도 몇 년 전 간편결제가 많이 보급된 것이 가장 큰 원인이 아닐까 싶다. 그런데 이제는 소매판매에서 온라인쇼핑이 차지하는 비중이 아주 높아진 상태(21%)라 내년 이후에는 이 높은 성장속도를 유지하기 힘들 수도 있어 보인다.

다나와가 기회를 잘 살리면 미래에는 한국의 아마존이 된다
2002년 NAVER가 상장한 이후 높은 밸류에이션에도 수년간 주가가 수십배 성장한 사례는 투자자들 대부분 알고 있다. 미국에서도 구글, 아마존이 그동안 어떻게 성장해왔는지 다시 한 번 생각해보자. 아마존은 서점에서 시작해서 모든 온라인 시장을 잡아먹었고, 사람들이 사려는 물건이 있을 때 가장 먼저 검색하는 사이트가 되었다.
다나와 또한 핵심인 쇼핑검색 측면에서 아마존처럼 될 수 있는 가능성이 있는 후보 중에 하나다. 다나와는 아마존이 책으로 시작했듯이 PC로 시작했다. 지금은 온라인쇼핑시장에서 거래액 점유율 1~2%에 불과해 향후 성장여력이 높으며, 온라인 쇼핑의 밸류체인에서 가장 많은 마진을 남기고 있고(택배회사 대비 6~7배, PG나 호스팅 업체 대비 11배 이상), 핵심경쟁력으로 쇼핑검색(가격비교)에서 대기업인 네이버보다 월등한 결과(비교업체 수, 정확한 최저 가격, 어뷰징 필터링 등)를 보여주기 때문이다. 다시 강조하지만, 구글과 아마존의 핵심가치는 검색품질이었다.
이제 가전제품과 전자기기의 시장이 커지면서 쇼핑업계 큰 손들인 여자들이 다나와에 추가되고 있다. 에어팟하고 공기청정기를 사러왔다가 화장품과 물티슈를 사고 있다. 다나와가 이 기회를 잘 살려보기 바란다. 그러면 시총 1조도 꿈이 아니다.

다나와의 UI는 허접하다… 그런데 이런 느낌이다… 가식을 뺀 느낌… 오로지 검색결과로만 승부하는 느낌… 이 허접한 모습의 사이트가 지금의 온라인 공룡이 될 수 있었던 것 무엇이었나? 답은 이거다. 검색품질이 더 좋았다.

지난 주 샌프란시스코에서 구글의 투자로드쇼가 있었지요. 로드쇼라는 것이 회사의 성장전략이라든지 자사주에 투자했을 때의 이점이나 기업 개황에 대해서 설명하기 위한 모임인데 (구글의) 두 젊은 창업주들은 그에 관해서는 단 한 장의 프레젠테이션도 하지 않더군요. 또 어떤 사람이 야후와 비교해서 구글의 다른 점이 뭐냐고 질문을 했는데 너무나 단호하게 이렇게만 말하더라구요. “구글의 제품은 야후보다 뛰어납니다. 다음 질문하실 분!”

톰 와이먼(Husic Capital Management)

전자상거래 영역이 돈을 벌지 못하는 이유는 검색영역을 소홀히 다뤘기 때문이다.

마샤 M. 프레이(리서치 전문가)

“다나와 Danawa: 한국의 아마존 후보”에 대한 4개의 댓글

  1. 감사합니다. 정말 잘 읽었습니다. 몇번씩 읽게 되네요. 애널리스트 리포트 몇개 읽는것보다 이거 하나 읽는게 더 유용한것 같습니다. 감사합니다~

  2. 좋은 분석 감사합니다. 다나와 자동차를 보니 왠만한 중고차 거래 사이트의 조잡한 것보다 훨씬 간결하고 좋네요.

    단 국내여행 숙박업소 검색 시 개인적으로 많이 이용하는 네이버호텔 보다는 가독성이나 가격비교 면에서 좀 아쉬웠습니다(부킹닷컴 결과만 있음).

    그렇지만 앞으로도 무궁한 성장이 예상되네요~

  3. 안타깝군요.
    길게 늘여놨지만 요약하자면 대주주 분석은 없고 검색결과가 우월하다는 근거없는 표와 글귀 그리고 인용 몇 자 뿐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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