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 홀바인, ‘대사들’


The Ambassadors, 1533, National Gallery at London.

그냥 보면 얼굴 비슷한 (흡사 쌍동이 같기도 한) 두 사람의 초상과 같죠. 제목을 보아하니 무슨 대사인것 같고요.
그리고 뭐 특별한 것이 보이나요?

하지만 이 그림을 자세히 보면 화가의 깊은 사색과 깊은 의미가 담겨져 있답니다.

여기 그려전 사람들은 장 드 댕트빌과 조르주 드 셀브란 사람인데요. 굉장히 유명한 실력자들이라고 합니다. 교양있고 젊은, 25, 29세의 대사들.

젊은이들은 장중한 모습으로 그려져 있죠. 왼쪽은 영국에 파견된 프랑스 대사 장 드 댕트빌, 29세,(그림을 자세히 보면 복장과 글씨를 보고 알 수 있습니다.) 오른쪽의 성직자의 옷차림은 조르주 드 셀브, 저명한 학자이자 주교, 25세.

가운데는 2층으로 된 탁자가 있는데요 어떤 것들이 보이나요?
무슨 지구의, 악기.. 이런게 눈에 띄는데요.. 이건 그냥 눈에 보이는 대로 그리는 것이 아니라 물건 하나하나마다 의미를 가지고 있답니다.(서양화는 의미없이 그려진 것이 없어요. 지나가는 개 한마리도 의미가 있죠.)

먼저 2층에 있는 것은 천상계와 관련된 것을 의미합니다. 천구의, 사분의, 해시계 등… 이건 종교적인 의미하고도 연관이 되죠. 오른쪽에 있는 성직자와 연관 지을 수 있습니다. 이 오른쪽에 있는 사람이 어떤 사람인지 설명해주기 위한 그림 상의 도구들이라고도 볼 수 있습니다.

1층 탁자에 있는 것은 세속적인 것들, 과학과 관련된 컴퍼스, 악기(서양화에서 악기는 세속적인 즐거움을 의미합니다.) 발달된 예술과 과학을 암시하는 것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이건 왼쪽에 있는 망원경을 든 사람과 연관지을 수 잇는 것들입니다. 여기 또 왼쪽에 있는 책은 수학책이구요.

그리고 그림을 보면 어색하게 아래쪽에 희고 길다란 물체가 있는 것이 보이는데요. 이게 뭔지 아시겠어요?

이건 아주 정밀하게 그린 ‘해 골’ 입니다.
이건 서양화에서 원근법을 표현하는 과학적 방법이 개발된 이후에 가능해 진 건데요. 변형 투영법이란 걸 사용해서 아주 정밀하게 그려진 것이죠. 옆으로 그림을 눕혀서 보면 해골이 보입니다. 이걸 왜 그려놨을까요?
‘화가의 저주?’ 헉.. 화가가 이 사람들을 싫어해서 ?

그런 건 아니고요.
서양화에서 해골은 ‘죽음’ ‘인생무상’을 의미해요.
마치 그림자와 같이 아무도 모르게 숨겨져 그려져 있는 의도입니다.
이렇게 해석할 수 있어요.

‘그들(두 명의 대사들)에게 자신들도 모르게 죽음의 그림자가 드리워져 있다.’

해골과 겹쳐있는 악기의 줄이 자세히보면 끊어져 있어요(여기서는 확인이 안됨) 그건 갑작스런 죽음을 암시하는 거라고 합니다.

두 명의 대사들은 유능하고, 젊고 세상적으로 또는 종교적으로 아주 명성이 자자한 인물들입니다. 세상적인 눈으로 볼 때 빼놓을 것 없는 갖출 것 다 갖춘 사람들이죠. 그런데 그들에게도 마찬가지로 죽음의 문제는 드리워져 있는 것입니다. 그건 갑작스럽게 찾아오는… 깊이있게 눈여겨 보지 않는한 눈치챌 수 없는 것이죠.

그러나 홀바인은 그 문제에 대한 해답도 그림속에 제시하였습니다.
그건 배경에 커튼 뒤로 살짝 보이는 은색 십자가입니다.
(이 그림에서는 잘 보이지 않아서 아주 서운하지만 왼쪽 위 구석진 부분 – 커튼이 살짝 걷어진 부분- 에 있습니다.)

서양화에서 커튼은 감추는 것을 의미하고 커튼을 치우는 건 감추어진 것을 드러내는 것을 의미합니다.

죽음이라는 문제는 유능한 그들에게도 마찬가지로 해당되는 것처럼 그것을 해결할 수 있는 답은 여전히 감추어진 비밀 – 십자가라는 의미입니다. 화가는 이 두 사람의 초상화를 의뢰받고 이러한 생각들을 하고 이 그림을 그린 것입니다.

‘세상적으로 보기에 빼놓을 것 없는 유능한 젊은이들, 얼굴에는 자신감이 넘치고 부족할 것이 없어보이는 그들에게도 죽음이라는 문제가 있고 그 죽음 앞에서 그들이 가진 것들은 다 무의미하다. 그들도 다른 사람들과 마찬가지로 그리스도의 십자가가 필요하다. 그것은 그들 뒤에 감추어진 것이다.

이 시대는 찬란한 선진 과학을 만들어 냈고 이루었다. 그러나 그러한 와중에서도 그리스도의 십자가를 잊어서는 안된다.’

아주 의미심장하지 않나요?
화가의 이런 생각을 읽어가며 그림을 보는 것 아주 재밌는 일이죠.
이런 신앙이 투철한 화가들의 그림의 내용을 읽고 감상하면 그냥 사진하고 다를 것 없는 그림들에게서도 진한 감동이 배어져 나온답니다. 그냥 그림만 보면 다 눈으로 보고 본대로 사실 그대로 화가는 아무 생각없이 따라 그린 것 같지만, 절대로 그렇지 않아요. 그림은 화가의 생각, 화가가 그림속에 담고자 하는 의미에 따라 재구성된 또하나의 세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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