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년 군생활중 이등병 때 읽은 책이다.이 책, 저 책에서 자주 언급되는 저자와 책이다보니 자연스럽게 손이 가게 되었는데 (레슬리 뉴비긴의 책에서 언급된 기억이 난다.) 다원주의의 덫에 걸린 현대 도덕철학의 문제를 극복하고자 쓰여진 한 견해라고 생각하면 된다. 현대 윤리가 막다른 골목에 와있다는 것은 누구나 아는 사실이다. 계몽주의 이래로 현대인은 가치판단의 절대근거를 잃어버렸기 때문에 그저 좋은 것이 옳은 것이라는 정의주의나, 다수가 원하는 것이 좋은 것이라는 공리주의로 귀결되고 말았으나, 이또한 불합리성과 모순임이 드러나고 있다. 저자는 이런 현대윤리의 문제를 그복하기 위한 방안으로 아리스토텔레스적인 덕으로의 회귀를 주장하고 있는 것 같은데, 사실 꼼꼼히 다 읽지는 못해서 정리가 잘 된 것은 아니다. 그렇지만 현대윤리의 문제점과 분석이 어렵지 않으면서도 날카롭게 정리된 점에서, 또 기독교인이 아닌 일반인의 관점에서 서술된 책인만큼의 의미있는 책이었던 것 같다.
p.380
내 자신의 결론은 매우 분명하다. 한편으로 우리에게는 3세기에 걸친 도덕철학과 1세기의 사회학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자유주의적, 개인주의적 관점에 대한, 합리적으로 대변할 수 있는, 어떤 정합적 서술도 결여되어 있다. 다른 한편으로 아리스토텔레스적 전통은 우리의 도덕적, 사회적 태도들과 책무들에 대한 이해가능성과 합리성을 복원할 수 있는 방식으로 재서술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