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리히 프롬의 이 책은 서점에서 막무가내로 구입한 책이다. 그전에 아마도 나는 ‘소유냐 존재냐’라는 책을 학교 도서관에서 먼저 읽었던 것 같다. 에리히 프롬이 이런 책도 썼나 하면서 신기해하며 집어든 책인데 그는 사랑이란 첫눈에 빠져드는 것이 아닌 계속적으로 연마하고 노력해서 습득해야하는 기술이라고 말한다. 이는 인스턴트식의 사랑과 권태에서 빠져나오는 진실된 사랑을 추구하는 것으로 생각되는데 현대사회에는 사랑의 개념이 아주 쉽게 만들어지는 것이라고 여겨지기 때문에 노력에 의한 사랑이 결여되어 있으며 그러한 사랑의 결여가 현대사회의 고독과 소외를 낳는 것으로 묘사되고 있다.
Reconstruction 이라는 영화를 최근에 보았는데 그 영화에서 남편이 있는 여인과 애인이 있는 남자가 지하철 역에서 마주치면서 마술처럼 첫 눈에 사랑에 빠지는 아주 신선하고 자극적인 장면이 보는 나를 사로잡았다.
그러나 사랑이 그러한 마술과 같은 것이 전부라면 우리는 사랑의 책임과 헌신이라는 것이 동시에 필요한 것임을 또한 잊어서는 안될 것이다. 이책은 심리학적인 접근에서 사랑을 논한 책이지만, 기독교적 사랑의 관점에서도 또한 크게 벗어나지 않는 내용으로 이해된다. 비슷한 내용의 귀결을 가져오는 것이 조금 놀라웠다.
우찌무라 간조, ‘로마서 강해’
우찌무라 간조의 로마서 강해이다. 로마서 공부에 한창 열을 올렸던 대학 2학년 때로 기억한다. 학교 도서관에서 로마서 관련된 주석들을 쌓아놓고 읽곤 했는데 한 책에서 저자가, 우찌무라 간조라는 사람의 로마서 주석이 단연 최고라고 하는 대목을 읽고 이 책을 찾았으나 아주아주 구석 후미진 곳에 195-60년대에서 나온 법한 먼지가 쌓인 우찌무라간조의 전집이 있는 것을 발견하고 신비로운 마음에 읽어내려간 책이다. 번역투가 너무 일본어틱해서 오히려 더 감동적으로 읽었던 책이고, 엄청난 분량이지만 쉴새없이 단숨에 읽어버릴만큼 힘과 정열이 느껴졌던 로마서 강해이다. 내가 수많은 로마서 주석을 접했지만 가장 인상적으로 기억되는 책이다.
지금은 새책이 되어서 간조의 전집이 나와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진 에드워드, ‘세 왕 이야기’
대학교 1학년 때 선배가 선물해준 책으로 기억하는데 세왕이야기 라는 책은 깨어짐의 축복에 관한 책이며 권위로 인해 상처받은 사람들을 위한 절묘한 비유의 성경이야기이다. 사울과 다윗, 솔로몬의 이야기를 하나님의 주신 권위와 그 권위주의에 대한 올바른 그리스도인의 자세라는 주제에서 새로 쓴 책인데, 한마디한마디가 사람의 마음을 사로잡는 보석같은 표현으로 이루어진 아주 짧으면서도 여운이 오래남는 책이다. 본래 예수전도단의 책을 좋아하는 편이 아닌데 이책만큼은 예외인 것 같다.
같은 저자의 책으로 ‘3호실의 죄수’라는 제목의 책이 나와있는데 이 책도 역시 상당히 감명깊게 읽었던 기억이 난다. 특히 ‘침묵하시는 하나님’이라는 내가 당시 묵상하던 주제와 잘 부합되는 책이었다.
두 권 다 꼭 추천해주고 싶은 책이다.
장 지오노, ‘나무를 심은 사람’
장 지오노의 ‘나무를 심은 사람’
이 책은 내가 지금껏 본 그림책 중 가장 많은 감동을 받은 책이다. 서점에 가면 한 30분 안에 그 자리에서 다 읽을 수 있다. 더 보기 “장 지오노, ‘나무를 심은 사람’”
알베르 까뮈, ‘시지프의 신화’
까뮈의 책이다. 실존주의와 관련된 책은 많이 읽었으면서도 정작 실존주의 철학자의 실제 저서는 읽어본 일이 없었다. 한때 니체, 쇼펜하우어, 까뮈, 키에르케고르의 책들을 이해도 못하면서 읽은 적이 있는데 시지프의 신화는 비교적 이해하기 쉬운 문체이지만 까뮈의 사상이 진면목이 그대로 드러나 있고 문체로 아주 수려한 책이었던 것으로 기억이 난다. 더 보기 “알베르 까뮈, ‘시지프의 신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