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을 그리자

그림을 그리자
밑그림은 차분하게
우선 수평선을 하나 그려주자
그리고 그 위에 파란색 그라데이션을 넣어주자
이렇게 하늘을 표현한다

이제부터는 아무렇게나 그려도 좋아

하지만 나에게 더 이상의 아이디어가 없다
무엇을 그릴지 망설여한다
내가 그리고 싶었던 것이 무엇이었더라

2010.5.18.

사용자 삽입 이미지2010년 5월 18일 우리집 조그만 행운목에서 꽃이 피었다.


시간은 빠르게 흐르고 있다.
나의 생의 더딘 것과 관계 없이…

사무실 옆 명동성당의 종소리가 또 하루 지났다고 일깨워 주었다.

나는 마치 난생 처음 스키니진을 걸치고 길거리에 나온 사람처럼 어색해한다.
또는 ‘긴급구조SOS’라는 TV프로그램에서
이제 막 구출되어 처음 샤워하고 새 옷을 입어보는 사람처럼…

아니 그게 아니다.
정확하게는 처음 먹어본 귀한 음식 때문에 속이 뒤틀리는 기분이다.

혹은 내 자신을 잃어버린 것 같은 그런 기분이다.
약간의 서러움마저 느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