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핏이 시장전체를 밸류에이션하는 방법은 매우 합리적이고 이해하기 쉽기 때문에, 감탄을 금하지 못하게 한다. 그의 생각을 식으로 정리해보자.
수익률 = Δ가치 = Δ(이익 / 금리)
수익률 = Δ이익*Δ(1/금리)
그런데, Δ이익 = Δ세후기업이익+Δ배당
Δ세후기업이익 = ΔGDP * K 이므로, (배당=0, 세후기업이익/GDP=K)
수익률=K*ΔGDP*Δ(1/금리)
결국 장기적으로 볼 때 주식투자자의 수익률은 ‘GDP대비시가총액세후기업이익비율(이후 K라 함)’ 과 ‘GDP성장률’, ‘금리변동’의 영향을 받고 그 곱에 수렴한다는 것이다.
그런데 여기서 내가 아주 흥미로운 것을 발견했는데, 단순히 금리의 변동폭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금리의 역수의 변동폭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나는 이러한 가정을 확인하고자 다음과 같은 아주 간단한 표를 작성했다.
제목은 ‘금리와 자산가치’ 정도로 하면 될 것이다. 위 표는 1의 이익을 창출하는 자산의 가치가 금리의 변화에 따라 얼마로 측정되는지 나타낸 것이다. 예를 들어 설명하면 금리가 10%일 때 1의 이익을 내는 자산은 10의 가치가 있다. 그런데 금리가 1%일 때 1의 이익을 내는 자산은 100의 가치가 있다. 이것을 표로 정리한 것이다.
수학적으로도 매우 간단하고 그다지 대단할 것이 없는 것 같은 표이지만 아주 재미있는 현상을 보여주고 있다. 그게 무엇이냐하면 ‘금리 1% 인하’ 가 항상 동일한 효과를 갖는 것이 아니고 경우에 따라 매우 큰 차이를 보인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금리가 5%에서 4%로 떨어지면 자산가치는 20% 상승한다.
그런데 금리가 2%에서 1%로 떨어지면 자산가치는 100% 상승한다.
자 이제 버핏이 지적한 다우존스 지수를 직접 보자.
64년부터 81년까지 무려 17년간 다우존스 지수는 거의 변하지 않았다.
버핏은 그 이유를 금리가 급등했기 때문이라고 했다.
금리가 64~81년 사이에 4%에서 15%로 증가했다. 금리가 무려 11%나 올랐는데, 처음 내가 만들었던 표를 보면 자산가치는 25에서 6.7로 약 73% 감소한다. (반대로는 375%에 해당한다.) 여기서 버핏은 아주 재미있는 것을 지적했는데 GDP가 17년간 4배 가까이 상승했다고 했다. 또한 K가 6%에서 약 4.5%로 감소한 것도 있다. 그러니 GDP 상승분을 금리 상승이 매워버려 투자자 수익이 0이 된 것이다.
그런데 81년부터 99년까지 GDP는 3배, 금리는 5%, K는 6%로 도로 회복했다. 금리가 15%에서 5%가 되면 가치는 3배 상승한다. 그러니 수익률이 10 배 정도 나는 것이 가능했던 것이다.
(GDP 및 성장률 – 미국의 GDP는 60년간 꾸준히 조금 둔화되었지만 거의 같은 비율로 상승해왔다.)
매우 장기적으로 볼 때 버핏의 시장 밸류에이션은 합리적이며, 역사적으로 검증가능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여기서 재미있는 생각을 하나 해보자. 최근 금리가 상당부분 인하되었다.
최근 폭락한 CD91일 금리
미국10년국고채
수익률=ΔK*ΔGDP*Δ(1/금리)
이 식이 의미하는 것은 무엇인가. GDP가 작년 4분기 전년대비 -5.5%라고 하는데 향후 -10% 하락한다고 하자. 금리가 4%에서 2.5%로 떨어진다면 자산가치는 60%상승하게 되고 2% 수준으로 떨어진다면 100% 상승하게 된다. 그렇다면 K를 고려하지 않은 수익률은 54~90% 가 된다. GDP감소보다 금리인하가 자산가치에 주는 효과가 수십배 더 크다는 의미이다. 특히 지금같은 저금리 시대에서 4 -> 3% 의 1%차이가 매우 큰 의미가 있다. 12% -> 9% 로 떨어지는 것과 맞먹는 의미를 지닌다. 금리인하는 주식뿐 아니라 부동산 등 모든 자산가치에 영향을 미친다. 그렇다면 과연 비관적인 전망으로 가득한 지금 금리인하로 인한 유동성랠리가 찾아올 수 있을까.
다우지수는 12년전 수준으로 돌아와 있다. 이것은 99년의 붐의 해소라고 봐야하는 것일까? 글쎄, 99년까지 일종의 붐이 있었다고는 하지만, 12년간 주가가 일정수준으로 정체되었다. 그동안 금리는 6% 수준에서 절반 이하로 떨어졌다. 문제는 금리인하와 부분별한 모기지론으로 인해 부동산에 버블이 있어왔다는 것이다. 부동산 거품이 해소되면서 관련 파생상품으로 리스크를 키웠던 금융사들은 무너지고, 경기는 심각하게 침체되었다.
여기서 의문이 생긴다. 일본의 90년대 장기침체, 일본 금리는 금락해서 제로금리 시대까지 나왔으나, 일본 니케이 지수는 90년 이후로 줄곧 하락추세를 이어왔다. 과연 금리, GDP, K를 가지고 일본의 90년대 이후 지수를 설명할 수 있을까?
85년 플라자합의로 일본 엔화가치가 달러당 130엔까지 급등하자, 내수경기 부양을 위해 금리인하를 단행하여 일본의 기준금리가 5%에서 2.5%로 급락한 일이 있었다. 그 때 일본의 자산버블이 일어났고 닛케이 지수도 90년대까지 급등했다가 버블이 붕괴되면서 장기불황이 시작되었다. 그 뒤로 일본의 소위 ‘잃어버린 10년’이 시작되었고, 니케이 지수는 지속하락을 해왔다. 그 때 일본의 초저금리도 시작되었다.
이 때의 저금리가 왜 효과가 없었을까? 금리 1% 미만으로 된다면 위 공식에 의하면 자산가치가 2~3배 증가해야하는데, GDP가 제자리라고 해도 마찬가지여야 하지 않을까. 과연 버핏의 식으로 일본의 경우를 설명하는 것이 가능할까? 아니면 내가 잘못 이해한 부분이 있을까?
세계 곳곳에서 금리인하가 이루어지고 있고, 경기부양책도 쏟아져나오고 있다.
어마어마한 유동성 주입으로 자산가치가 급등할 여지가 생기는 것일까. 아니면 일본과 같이 초저금리로도 장기불황은 어쩔 수 없는 것일까? 이미 주택가격버블이 붕괴된 이후라는 점에서 일본의 90년대와 닮아있지만, 역사적으로 비슷한 일이 항상 같은 결과를 가져오지는 않았다. 내가 궁금한 점은 버핏의 관점이 과연 일본의 90년대 지수부진을 설명할 수 있을까 하는 점인데, 이것은 여러 자료들을 검토해보고 결론을 내려야할 것 같다. 재미있는 공부거리가 아닐 수 없는데, 다른 인사이트가 생긴다면 다시 정리해봐야 겠다.
참고자료
씨앗님 안녕하세요 씨앗님의 글을 정주행하고 있는 사람입니다.
글을 읽다가 저의 해석이 맞는지 궁금해서 글 남깁니다.
글 도입부에서 씨앗님이 정리한 공식을 제가 해석하기로는,
가치=이익/금리
– 미래현금흐름에 대해서 무한등비급수로 더한 결과
수익률=Δ가치
– 가치에 대한 시세차익이기 때문에 delta값인 (미래가치-현재가치)로 표현
Δ세후기업이익 = ΔGDP * ΔK
where K = GDP 대비 시가총액 비율 = 시가총액 / GDP
그렇다면 위 식을 다시 정리해보면
Δ세후기업이익 = ΔGDP * Δ시가총액 * Δ(1/GDP)
Δ세후기업이익 = Δ시가총액
즉, 기업의 이익과 시가총액의 변동분이 같다는건
가치와 가격은 수렴한다는 전제
라고 해석이 되는데
이 해석이 맞는지 여쭤봅니다.
예전글 소환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말씀해주시고 읽어보니 글에 잘못이 있네요
K=세후기업이익/GDP 의 뜻으로 사용하였고,
K=시가총액/GDP 가 아닙니다.
글 내용을 수정해야겠네요. 지적 감사합니다.
피드백 감사합니다 씨앗님
저는 혹시 버핏지수가 여기서 도출된건가 싶었는데
그건 아닌가보네요.
여기서 제가 위 댓글과 아래 댓글에서 해석한걸 종합해서,
수익률=FV/PV라는 공식에서 시작하면
K를 버핏지수인 시가총액/GDP라고 간주했을 때,
가치(기업의 현금흐름 창출능력?)와 가격(시총)의 변화는
장기적으로 동일하다는 전제하에서
미래세후기업이익/현재세후기업이익 = 미래시총/현재시총
이라고 볼 수 있지 않을까요?
버핏지수의 origin을 여기서 찾는건
다소 무리한 해석일지 의견 여줘봅니다.
제가 정확히 아는 것은 아니지만, 버핏 지수라는 말은 버핏의 저 글로부터 사람들이 만들어낸 표현으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다만 원래 글의 목적은 버핏이 지수 같은 걸 소개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주식시장이 왜 장기적으로 연 10%~20% 씩 계속 오를 수 없는지, 금리가 장기적인 지수의 방향에 어떻게 영향을 주는지 다루는 내용인 것 같습니다.(이 글은 1999년에 쓰여졌습니다.) 글의 원래 의도에 집중해서 읽어야 더 정확히 이해할 수 있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제가 이해한 바로는 기업의 가치는 미래현금흐름에 대한 기대의 변화로 인해 바뀌지만, 금리의 변화도 동시에 영향을 미치는 요소라고 지적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여담이지만 제가 생각하기에 사람들이 잘못 이해하는 것 중 하나가 버핏이 GDP/시가총액 같은 이야기를 꺼냈을 때 그것을 시장을 전망하기 위한 목적이 아니고, 버핏은 실제로 시장을 전망하지 않는다고 끊임없이 강조하는데도 그것을 위해 사용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이렇게 단편적으로 생각했던 투자자들이 GDP/시가총액을 운운하며 수 년 전부터 미국 지수가 고평가라고 외쳐댔는데, 지수 하락이 두려웠던 사람들은 이런 상황에서 제대로 된 투자 성과를 내지 못했습니다. 이는 버핏의 글에 대한 오해에서 비롯되었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이 글은 GDP/시가총액같은 단순한 지표 보다는 금리의 중요성에 대해 더 많이 말하고 있습니다. 실제로 금융위기 이후 상당기간 낮은 인플레이션과 저금리가 유지되면서 지수는 지금까지 지속적으로 상승해왔습니다. 제가 금융위기 당시 이 글을 읽었을 때도 이런 점에 주목했었고, 이것은 버핏의 견해에 위배되지 않는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참고: https://bit.ly/3kJRdQk)
자세한 피드백 감사합니다. 씨앗님.
소개해주신 블로그에도 좋은 글들이 굉장히 많네요.
정말 많이 배워갑니다ㅎㅎ
수익률 = Δ가치
여기서 수익률 보다는 수익이라는 표현이 더 적절한 거 아닐까요?
왜냐하면, 수익률=(FV-PV)/PV=Δ가치/PV 이라고 생각합니다.
따라서, 수익률=Δ가치 보다는,
수익률=미래가치/현재가치=FV/PV로 표현하는 것이 더 적절한 것으로 생각합니다.
결론적으로, 수익률=ΔK*ΔGDP*Δ(1/금리) 이라는 공식은,
수익률 = (FK/PK)*(FGDP/PGDP)*(P금리/F금리)
이라고 표현될 수 있습니다.
ex) 1981~1999년의 예시
GDP는 3배, 금리는 15%에서 5%로 감소, K는 4.5%에서 6%로 증가
그렇다면 수익률은
=(FK/PK)*(FGDP/PGDP)*(P금리/F금리)
=(6%/4.5%)*(3GDP/GDP)*(15/5)
=12
따라서 씨앗님의 공식을 다시 정리해보면,
가치 = 이익 / 금리
수익률 = 미래가치/현재가치 (이하 미래는 F, 현재는 P로 표현)
수익률 = (F이익 / P이익) * (P금리 / F금리)
미래이익/현재이익 = (F세후기업이익) / (P세후기업이익)
F세후기업이익 / P세후기업이익 = (FGDP * FK)/(PGDP*PK) 이므로, (배당=0, 세후기업이익/GDP=K)
수익률=(FK/PK)*(FGDP/PGDP)*(P금리/F금리)
이라고 정리 가능할 것 같은데
이에 대해서 의견 여쭤봅니다.
네 말씀해주신 게 더 정확한 표현 같습니다. 지금보니 허술한 내용이 많네요 ㅎㅎ 감사합니다. 이 부분도 수정하면 좋겠지만… 식으로 글 내용을 간단히 풀어쓰고 싶었는데 이렇게 되면 식이 글보다 더 복잡해지는 것 같아서 좋은 아이디어가 떠오르면 수정하겠습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한가지만 더 여쭤보겠습니다.
여기서의 현재이익과 미래이익은 제가 생각하기에
현재이익 = 현재 예상되는 미래의 이익 = 컨센서스
미래이익 = 미래시점에서 실제로 발생된 이익
이라고 정의되는 것 같은데 이 해석이 맞을까요?
현재이익과 미래이익은 제가 쓴 글에는 없는 표현이라 제가 말씀드리기가 어렵네요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