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ER은 높고, PBR은 낮은 기업을 찾아보았습니다. 적은 자산으로 많은 수익을 낸 기업들을 찾아보려고한 것입니다. KPC홀딩스 자회사 중 하나인 한국화인케미칼은 전에 우레탄사업에 관심이 생길 때 쯤 부터 이름을 알고 있던 기업인데, 재미있는 공부거리가 될 것 같아서 분석을 시도해 보았습니다.
우선 BPS와 EPS만 보면 혀를 내두를만합니다. ROE가 40%에 육박합니다. 자본이 850억 정도되는데 영업이익이 무려 410억이나 됩니다. 정말 대단하죠..
이 기업은 2004, 2005년에 적자를 기록했습니다. 우선 그것부터 살펴보아야겠는데요. 사업보고서에 보면…
발생년도 | 발생원인 |
2002년 1/4분기 | 당사 주제품인 TDI단가 하락 |
2003년 4/4분기 | 당사 주제품인 TDI단가 하락 |
2004년 상반기 | 당사 주제품인 TDI단가 하락 |
2004년 3/4분기 | 당사 주제품인 TDI단가 하락 |
2004년 | 당사 주제품인 TDI단가 하락 |
2005년 1/4분기 | 당사 주제품인 TDI단가 하락 |
2005년 상반기 | 당사 주제품인 TDI단가 하락 |
2005년 3/4분기 | 당사 주제품인 TDI단가 하락 |
2005년 | 당사 주제품인 TDI단가 하락 |
문제는 TDI 단가하락 때문입니다.
발생년도 | 구분 | 발생원인 |
1998년도 | 30%이상증가 | 환율상승으로 인한 판매가 상승 |
2000년도 | 30%이상증가 | TDI공장 증설로 인한 상승 |
2001년도 | 30%이상감소 | 주제품(TDI)가격 하락으로 인한 감소 |
2002년도 | 30%이상감소 | 주제품(TDI)가격 하락으로 인한 감소 |
2003년도 | 30%이상증가 | 주제품(TDI)가격 상승으로 인한 증가 |
2006년도 | 30%이상증가 | 주제품(TDI)가격 상승으로 인한 증가 |
그리고 다른 년도를 보면 이익이 급증, 급락하는 것은 결국 TDI가격 때문인 것으로 풀이됩니다. 이 기업은 TDI 가격에 매우 민감하다는 것을 확연하게 알 수 있습니다.
TDI는 국내 3사 (동양화학, 화인케미칼, BASF) 가 생산하는데
구 분 | 2003년 | 2004년 | 2005년 | 2006년 | |
TDI 등 | 내수 수출 계 |
37,464 122,103 159,567 |
38,086 144,645 182,731 |
26,912 115,803 142,715 |
37,783 164,362 202,145 |
이것은 화인케미칼의 매출내용으로 국내수요보다는 해외수요가 더 중요하며, 국내 생산량 중 80% 정도가 수출되고 있다고 합니다. 페인트, 가구, 신발, 자동차 산업에 쓰이는데, 중국이나 동남아 쪽에서 수요가 생기면 가까운 우리나라 기업들이 좋은 위치게 있습니다.
제가 얼마전에 올렸던 생산자 물가지수 파일을 보면 TDI 가격도 확인할 수 있습니다. 80년대 말에 가격 급락을 겪었으며 지속적으로 상승하고 있음을 알 수 있고 특히 07년에 큰폭으로 오른 모습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이상한 점은 2004-2005년에 그다지 TDI 가격이 떨어진 것 같지 않은데? 그래서 저는 2005년도 사업보고서를 찾아봤습니다.
(단위 : 천원) |
품 목 | 2005년 | 2004년 | 2003년 |
---|---|---|---|
TDI | 2,023 | 2,024 | 2,060 |
EDP-CL | 76 | 98 | 97 |
2004년에 TDI 가격이 약 1.8% 정도 하락한 것을 볼 수 있습니다. TDI 가격이 1.8% 하락했다고 엄청난 적자가 난 것인데…문제는 원재료 가격 상승인 것 같습니다. 휴켐스에서 원재료 중 50% (연간 700~800억)에 달하는 DNT를 사오는데
(단위 :천원 ) |
품 목 | 제 28 기 | 제27기 | 제26기 |
---|---|---|---|
DNT | 768 | 794 | 669 |
CHLORINE | 297 | 293 | 285 |
2005년에 가격이 20% 이상 급등한 것입니다! 그러면 휴켐스는 이익을 많이 냈을까요? 휴켐스의 2005년 실적을 보면 영업이익 200억에서 120억으로 엄청나게 감소한 것을 볼 수 있는데요. 휴켐스의 2005년 사업보고서에서 DNT를 만드는 원재료가 뭔지 찾아봤습니다.
품 목 | 제 4 기 | 제 3 기 | 제 2 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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톨루엔 | 706,628 | 742,900 | 522,167 |
암모니아 | 337,021 | 329,125 | 272,385 |
황산 | 45,900 | 40,890 | 30,520 |
허걱 원재료의 반은 톨루엔 반은 암모니아인데요. 2004년에 가격이 톨루엔은 4~50% 가까이 급등하고(2005년은 좀 내렸습니다만) 암모니아도 30% 정도는 오른 것 같습니다. (계산은 대충했습니다.) 휴켐스는 톨루엔을 GS칼텍스, SK에서 사왔고, 암모니아는 남해화학에서 사왔습니다. 남해화학 사업보고서를 보면 남해화학은 미국에서 암모니아를 수입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GS칼텍스는 원유를 수입해서 톨루엔을 만들어 팔고 있고요.
남해화학 휴켐스 화인케미칼 한국폴리
사우디(원유) -> 톨루엔 -> DNT -> TDI -> 폴리우레탄
미국(암모니아)-> 암모니아 ->
대충 이런식의 그림이 그려집니다. 2004년에 톨루엔 가격급등, 2005년 DNT가격 급등, 2006년 TDI 가격 급등 이런 스토리가 되겠습니다. 그래서 화인케미칼은 2004~2005년에 실적이 나빴던 것입니다. 결국 원자재 가격을 따라가는데… 어쨌거나 원자재 가격과 제품 가격에 따라서 실적이 매우 급변하는 특징을 지녔습니다.이러한 기업은 업력이 오래되었으므로 가격전이의 특징을 잘 파악하고 있다가, 2006년 쯤에 제품가격 전이를 예상하고 매수할 수 있었다면 훌륭한 투자가 되었을 것 같습니다. 2006년에 볼 때는 적자에 ROE 5~6% 밖에 안되는 별게 없는 기업처럼 보일지 모릅니다. 하지만 2년이 지나니까 이렇게 변하는군요. 백미러를 보고 운전하면 안된다는 것을 다시한번 보고 배웁니다. 물론 가장 훌륭한 기업은 가격에 휘둘리지 않고 언제나 지속적인 성장과 수익을 내는 기업이겠지만요. 화인케미칼은 그런 기업은 아닙니다. 가격에 매우 민감하고, 독점이 아닌 완전경쟁시장의 사업을 하고 있습니다. 이런 기업의 근분문제는 가격전이 타이밍인 듯 합니다.
당사 제품의 매출단가는 ’93년부터 약간의 하락세로 반전되었으나 ’95년 4분기부터 국제시장의 수요증가로 수출단가가 상승세로 돌아섰으며 96년 하반기부터 97년 상반기까지에는 약간 하락세로 되었다가 97년 하반기부터 중국시장의 재고감소 등으로 점진적으로 상승하였음. 2000년 하반기 부터 세계경기의 침체에 따른 수요증가세 정체 및 공급물량 과잉으로 수출가격의 하락현상이 나타나기 시작하였으며 2002년도 하반기 부터 가격이 회복 추세를 보이다 2003년 하반기 부터 공급물량 과잉으로인한 수출가격 하락이후 2005년말 부터 수요증가로 가격 상승추세로 돌아섰음
위 내용을 보면 2003년에 한국 BASF가 130000MT/년 준공으로 공급물량이 과잉되면서 수출가격이 하락했다고 언급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TDI 가격에 대해서 알아보다가 재밌는 것을 발견했는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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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DI 수요공급은 예측하기 어려운 부분이 많은 것 같습니다. 위 뉴스만 봐도 미국 허리케인에 영향을 받기도 하고, 유럽 플랜트 트러블 등이 2007년 TDI 가격상승에 많은 영향을 주었다는데, 또 중국 상하이BASF 가 정상가동한다니.. 중국 플랜트 폭발사고로 TDI 가격이 급등하기도 하고…어쨌거나 최근 TDI의 급등은 정상적이라기 보다는 중국 기업들의 공급차질에서 나온 지속가능성이 없는 일로 생각이 듭니다. 물론 TDI 수요는 계속적으로 증가할것으로 기대할 수 있지만, 중국 플랜트 폭발사고 같은 변수에 의한 급등은 화인케미칼이 2007년 실적에 엄청난 영향을 주었는데 몇 년이나 지속될 수 있는 실적일까요? TDI는 완전경쟁사업인데다가, 세계적인 규모의 수요공급을 예상하고 투자하기란 만만치는 저로서는 만만치는 않은 일인 듯 합니다.
400억 정도의 유형자산을 가지고 540억(2007추정)이 넘는 영업이익을 낸다는 건 정말 믿기힘든 대단한 실적이지만 과연 2005년 쯤에 이러한 결과를 예상할 수 있었을만한 사람이 얼마나 있었을까요? 글 중반에 제가 2005년쯤 가격전이 특성을 알고 투자했다면 훌륭한 투자였을거라고 말했지만 분석을 진행하다보니, 수요공급에 지대한 영향을 받고 특히 최근 중국을 비롯한 각 TDI 플랜트사고로 인한 공급부족이 더 가격에 큰 영향을 미친 것을 보고 이건 좀 다르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독점적인 권한으로 자기 스스로 가격을 통제할 권한이 있는 기업인가? 아니면 외부 변수에 의해 가격이 통제당하는 기업인가? 를 놓고 보았을 때 화인케미칼은 후자에 속하지 않나 하는 느낌이 들며… 버핏이 말하는 프렌차이즈를 가지고 있다거나, 훌륭한 무형자산을 가지고 있다고 보기는 어려운 것 같습니다. 저로서는 2007년의 실적이 얼마나 지속적으로 될지 그냥 공부삼아 지켜보는 것으로 만족해야겠습니다.
기업이 나쁘다기보다는 제가 TDI 수급을 분석할 역량이 없다는 뜻 정도로 이해해주셨으면 합니다. 현재 TDI 가격 고공행진이 지속성이 있다는 생각이 들면 당장에라도 사고 싶은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