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 이제서야 깨달았다.
나는 다른 사람의 시선에 아랑곳하지 않는 것이
정서적인 강인함이라고 생각했던 것이었다.
그래서 나는 일련의 사회적인 압력을 횡포로 느끼고
나는 그것에 굴복한 나약한 인간으로 생각했던 것이었다.
그래서 나는 내가 왜 다른 사람들과의 관계에
그렇게 신경쓰고 있는 것인가? 하고 스스로에게 물었던 것이다.
나는 대인관계 자체가 나쁘다고 본 것이 아니다.
다만, 나는 내가 왜 다른 사람들의 시선과 그들의
인정을 받으려고 발버둥치는 나약한 인간인가? 하는
질문을 하고 있었던 것이다. 그것이 문제의 핵심이었다.
그렇기에 나는 다른사람들과의 관계에 집착하지 않으려고 했던
것이다. 나는 나대로 내 존재 그대로 의미가 있다고 생각하고
싶었던 것이다.
그래서 나는 책을 읽는 행위가 내 지식을 자랑하기 위해서
책을 읽는 것은 아닌가? 혹은
아름다운 것을 감상하는 행위가 나의 미적 호기심과 감각을
과시하기 위함이 아닌가 하는 고민을 함께 하고 있었던 것이다.
나는 그렇기에 다른이들에게 연락하는 습관을 좋지 않게
본 것이다. 나는 외로움을 느끼지 않는다고 하는 자부심
그런 정서적인 강인함에 대한 환상을 나는 가지고 있었던
것이다.
물론 나는 그것이 나쁜 것이라고 생각지 않는다.
그러나 나는 그러한 자신을 세뇌시키는 행위를 어서 속히
근절하는 것이 옳다고 생각한다.
사람의 삶이란 역시 다른 이들과의 소통과 맞물려 있는 것이며
그 속에서 의미를 갖게 되는 것이니까
나는 너무 많이 세뇌되어왔다.
어서 속히 내 스스로 만든 껍질을 깨고 나가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