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쯤 백신개발에 관심을 가지고 공부하다가, 2021년이 포스트코로나의 해가 될 가능성이 높아보여 재무상황이 좋고 업황 반등이 빠를 것이라고 예상되는 몇 개 기업에 투자하고 있는데, 조금 어려운 기업이지만 재미있는 아이디어가 있어 정리할 겸 기록해두려고 한다.
요약
코로나19로 인해 여행 및 항공업의 구조조정이 이루어지고 있는데, 백신보급, 도쿄올림픽 등의 이유로 빠르면 내년 2~3분기 쯤 눌려왔던 여행수요가 폭발하는 조짐이 나타날 수도 있고, 이렇게 된다면 가장 경쟁력있는 기업인 제주항공이 어쩌면 최고의 시기를 맞을 수 있으며, 모회사인 AK홀딩스가 리스크대비 기대수익이 높아 보인다.
여행업과 항공업
해외여행 열풍이었다. ‘꽃보다할배’ 로 대표되는 수많은 여행프로그램들이 분위기를 지폈고, SNS는 경쟁하듯이 여행 사진으로 도배됐다. 07년 이후 이어진 항공자유화, 12년 주5일제 수업 시행, 13년 대체휴일제 도입, 14년 셰일오일로 인한 유가급락, LCC들의 대거 진입으로 인한 항공권 가격 하락 등의 이유로 해외여행 문턱은 계속 낮아졌다. IMF, 카드사태, 금융위기, 메르스, 세월호 등으로 수요가 눌리기도 했지만, 이듬해에는 여지 없이 반등했고, 2017년에는 저유가, 원화강세, 때마침 찾아온 황금연휴까지 겹쳐 여행 및 항공업은 최고의 시기를 누렸다. 2013년 50기에 불과했던 LCC 보유기재(비행기 수)는 해외여행 증가에 맞추어 2018년 145기로 빠르게 증가했고 18년 말에는 2020년까지 192기로 늘어날 전망이었다.
여행이 떠났다
그런데 19년 위기가 찾아왔다. 일본불매운동이 터지면서 LCC 국제선 수요의 30%를 차지하던 일본노선 수요가 최악의 국면으로 변했다. 19년 4분기에는 일본 여행이 80~90%나 감소했다. 항공사들은 서로 가격 할인하느라 바빴고, 줄지어 적자전환했다. 안그래도 힘든 상황에서 전에 없던 코로나19가 찾아왔고, 일본 뿐 아니라 전체 해외여행 수요는 아예 없어졌다. 여행이 떠났다.
항공업 구조조정
LCC업계는 안그래도 업체 수도 너무 많아지고, 회사마다 보유기재 수를 급하게 늘리면서 19년 이후 공급과잉이 우려되고 있었다. 마침 이 때 일본여행 문제가 터졌는데 이정도 문제로 끝났다면 적당히 버티면서 회복을 바라보고 있었을 것이고, 공급과잉도 좀처럼 해소되기는 쉽지 않았을 것이다. 그런데 코로나19로 모든 국제선이 불가능한 상황이 되자 항공사들은 졸지에 생존을 위협받기 됐다. 기재 수를 늘리려던 모든 계획들은 취소되고 있던 비행기마저 리스 연장을 안하거나 반납이 이루어져 2020년 11월 현재 총 151기까지 감소한 상태이다. 현재 상황이 가장 열악한 이스타항공은 보유기재 25기 중 10기를 이미 반납했고, 남은 15기는 3월부터 전체가 운항을 못해 항공기 운항에 필수인 AOC효력마저 상실했다. 직원의 절반이 정리해고 됐고, 300억이 넘는 임금이 체불된 완전자본잠식 상태이다. 존속가치도 없는 기업이 됐고, 정치적 논란도 일어나 새 주인을 구하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파산 직전).
FSC 들도 구조조정이 일어나고 있다. 대한항공이 아시아나를 인수하게 되면 통폐합 및 국제선 구조조정이 추가로 이루어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아시아나 노선이 대부분 대한항공과 겹치는데 장거리는 대한항공, 단거리는 아시아나항공 등 중복노선을 정리하고 새로운 지역 취항도 늘릴 계획이라고 한다. 운항편도 축소된다. 동시에 진에어-에어부산-에어서울 3개를 합치는 메가LCC도 거론되고 있다. 여기서도 비슷한 통폐합이 일어날 가능성이 높다.
코로나19는 이렇게 항공업을 사상 유례없는 최악으로 만들어 무분별하게 난립했던 항공사들의 구조조정을 촉발시키고 있다. 이 시기가 너무 길어진다면 모든 업체가 다 망할 수 밖에 없었고, 너무 짧다면 적절한 구조조정이 이루어지지 못했을 수도 있다. 그런데 너무 짧지도 않고 너무 길지도 않은 시점 – 적절한 구조조정이 이루어지지만 몇몇 업체는 살아남는 시점 – 에 회복된다면 어쩌면 살아남는 업체들에게는 최고의 기회로 기억될만한 사건이 되지 않을까? 정부의 지원(기안기금)도 상위업체인 아시아나항공, 제주항공, 에어부산 정도까지만 선별적으로 이루어지고 있어, 하위업체들의 어려움은 가중되고 있다. 이렇게 LCC 업계는 상위 3개 업체 정도(진에어연합, 제주항공, 티웨이)만 살아남는 분위기로 가고 있다.
빠르면 21년 2~3분기 여행업 회복이 가능한 이유
국내 여행, 항공업의 회복은 언제 우리나라에서 백신접종이 시작되느냐에 달렸다. 사람들과 이야기해보거나 언론 기사들을 보면 이 시기에 대한 기대치가 많이 낮다. 내년 하반기에나 접종을 시작하면 내후년에나 조금씩 나아질거라고 대충 예상하고 있는 것 같은데, 나는 의외로 어쩌면 내년 2분기(늦어도 3분기)면 항공, 여행업이 회복되는 신호가 나타날 수도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첫째, 여행 항공업은 예약산업이다.
위에서 내가 말한 ‘회복되는 신호’란 당장 해외여행을 나가는 것이 아니라 그 전에 예약이 시작되는 것을 뜻한다. 예약이 시작되면 항공 여행사로는 현금 유입이 되기 시작하기 때문에 재무적 부담은 생각보다 이르게 해소될 수 있다. 항공이나 여행업은 예약이 먼저 이루어지고 비용이 나중에 나가기 때문에 현금흐름이 좋은 특징이 있다. 그래서 재무적으로 매출채권이나 재고자산이 별로 없고, 대신 계약부채(여행수탁금)가 많다. 이런 이유로 코로나19 같이 대규모 예약 취소가 일어나는 흔치 않은 사건이 발생하게 되면, 뱅크런이 일어나듯이 예약이 취소되기 시작해 계약부채가 줄어들고 대규모로 현금이 빠져나가게 된다.
그렇다면 반대로 예약이 아예 없어졌다가 다시 시작되는 경우에는 어떨까? 매출보다 예약이 먼저 이루어짐으로 인해 현금유입이 먼저 시작되고 이후에 매출이 발생한다. 주가도 매출보다는 선행지표인 수주(예약률)의 변화에 따라 먼저 반응하게 된다. 유동성 리스크도 현금유입에 따라 결정되는 것이기 때문에 매출 회복보다 앞서 해소될 것이다. 대부분의 투자자들은 이런 현금흐름의 특성까지 잘 생각하지 않는다.
둘째, 국내 백신접종을 3월 정도에 시작할 수 있어 보인다.
먼저 해외를 보면, 화이자, 모더나 백신이 12월 승인이 예정되어 있고, 아스트라제네카도 연내 승인 가능한 상황이다. 세 기업의 백신만 해도 연간 43억 도즈 캐파이며, 20년 상반기까지 20억 도즈(10억 명 분) 이상 생산 가능하고, 이정도 물량이면 21년 상반기까지 미국(인구 약 3억)은 물론 유럽(7억)과 일본(1.2억)도 인구 대부분의 접종이 가능하다. 여기에 노바백스가 추가로 성공하면 20억 도즈, J&J도 10억 도즈 정도 추가 가능하다.
우리나라의 접종시작은 조금 늦어지더라도 21년 3월 정도에 시작될 수도 있다. 우리나라 매년 이루어지는 독감 백신 접종 속도를 보면, 두세 달 정도면 전국민이 모두 맞을 수 있는 인프라가 갖추어져 있다. 백신만 충분히 구할 수 있다면 접종 속도는 크게 신경쓰지 않아도 된다는 뜻이다. 몇 일 전만 하더라도 정부의 목표가 내년 하반기 접종이라고 이야기했는데 나는 이것이 협상을 위한 발언이었다고 생각한다. 왜냐면 실제로 내년 하반기까지 접종이 시작되지 못하고 여전히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를 높이고 낮추고 하는 상황이라고 생각해보자. 이미 미국, 일본, 유럽의 선진국들은 대부분 상반기면 백신접종이 완료되고 있는 상황일 것이고, 많은 사람들이 정상적인 활동을 하며 자유를 만끽하고 있을 것이다. 그런 상황에서 우리나라 국민들에게만 여전히 지금처럼 확진자가 산발적으로 증가하기 때문에 아직도 사회적 거리두기를 해야한다고 정부가 요구한다면 경제적인 손실도 손실이지만 정치적인 타격이 너무나 클 것이기 때문이다(K방역으로 정부가 얻었던 지지를 한순간에 다 까먹을 수도 있다). 정부가 이런 예상을 어느 정도 할 수 있다면 늦어도 다른 나라들과 2~3개월 이상 차이가 나지 않게 서둘러 준비해 백신 접종을 시작해야 할 것이다. 그렇다면 그 시점은 내년 3월 정도가 될 것이다.
셋째, 백신을 맞기 시작하면 여행 예약도 시작될 것이다.
어떤 사람들은 백신을 다 맞고 집단면역이 형성되거나 혹은 코로나가 종식되야 여행이 시작될 것이고 생각하기도 하는 것 같다. 하지만 내 생각은 다르다. 코로나 종식 여부와 상관없이 백신을 맞은 사람은 여행을 출발할 수 있지 않을까. 21년 6월로 미리 시간여행을 떠나보자. 3월부터 정부의 순차적인 백신접종 계획이 나오고, 한 달에 약 800만 명 씩 6개월 간 나눠서 맞고 있다고 해보자. 처음 몇 일은 의료인, 고령 기저질환자 등이 맞기 시작할 것이고, 이후 사람들과 접촉이 빈번한 직업인들이 맞기 시작할 것이다. 대체로 4주 정도 간격으로 2번 맞아야 하기 때문에 시간은 좀 더 걸리겠지만, 3달이 지나면 인구의 반 쯤 맞기 시작한 상태일 것이고, 남은 기간 2~3개월 안에는 나도 맞을 수 있는 상황이 되어있을 것이다. 다른 선진국에서는 이쯤 대부분의 사람들이 백신을 맞고 정상적인 생활로 돌아가고 있을 것이다. 이쯤 되면 해외여행 예약을 시작하게 되지 않을까. 그렇다면 내년 2분기 말, 늦어도 3분기부터는 회복 신호가 나타날 수도 있을 것이다.
백신의 부작용이나 백신불신 심리 문제는 크지 않을 것 같다
위의 시나리오는 백신 접종이 순조롭게 이루어질 것이라는 걸 전제로 하는데, 백신접종 과정에서 부작용이나 대중의 불신이 문제가 되지는 않을까? 어려운 문제지만 나는 가능성이 낮다고 생각한다. 언론은 대체로 위험을 과장시키는 경향이 있다. 코로나19와 관련된 보도에도 고자가 될 수 있다는 설부터, 뇌에 문제가 생긴다는 말도 있고, 재감염 사례와 관련된 과장된 보도들도 많았다(이런 기사들은 자세히 읽어보면 다 헤드라인이 과장되어 있다). 자세히 읽어보지 않으면 오해를 불러일으키는 기사들이 너무나 많다. 저녁 밥 먹고 죽는 사람이 일 년에 수만 명은 될텐데 독감백신을 맞고 죽어서 위험하다고도 한다. 중국백신은 데이터에 대한 검증이 되기도 전에 불신을 조장한다.
백신 개발의 어려움이나 부작용에 대해서도 마찬가지다. 언론에서 많은 우려들을 표명했고 우려해야하는 것도 맞지만, 내 느낌으론 심각한 부작용이 문제가 될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백신의 대부분의 부작용은 접종 2개월 내에 나타난다. FDA가 접종 후 2개월을 안전성 기준으로 삼은 것도 이 때문이다. 따라서 수 만 명에 이르는 임상3상 과정에서 대부분의 부작용 가능성은 상당부분 제거된다. 그렇다면 승인 후에 부작용 문제가 생기는 것은 빈도가 낮거나 오랜 시간이 지나 나타나는 부작용으로 제한된다.
과거 백신 안전문제 사례들을 보자. 대표적으로 언급되는 것이 76년 돼지독감 백신 때 발생했던 길랑바레 증후군 사례이다. 이때 4500만 명이 접종했고 길랑바레 증후군으로 30명 정도 사망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런데 이 정도의 부작용은 빈도가 매우 낮으며, 그나마도 이게 백신 때문인지 아직까지 정확하게 밝혀지지 않았다. 또 2015년 뎅기열 백신인 뎅그박시아도 83만명 어린이에게 접종된 뒤 70명이 사망해 부작용이 문제가 된 적이 있다(모두 백신 때문인지는 정확지 않음).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효용이 높은 부분 때문에 필요한 일부에게 다시 접종이 허용됐다. 어떤 이는 1950년대 있었던 ‘탈리도마이드’의 부작용에 대해 이야기하기도 하는데, 이건 백신이 아닌 임산부 입덧 치료제였다. 물론 수 십만 명당 한 명 꼴로 나오는 부작용은 임상 3상에서 발견되지 않을 수도 있다. 그러나 빈도가 매우 낮은 부작용은 있다고 하더라도 백신을 맞지 않았을 때 위험보다 훨씬 낮기 때문에 여전히 백신은 매우 유용할 것 같다. 백신을 맞고 부작용이 나타날 가능성이 몇백~몇십만 분의 1 정도라면, 코로나에 걸렸을 때 사망률인 1~2%에 비해 아무것도 아니다(벌써 미국 인구의 약 0.1%인 26만 명이 코로나로 사망했고 하루에 2000명 가까이 죽고 있다). 어떤 사람은 백신 접종 몇 년 후에 부작용이 나타날 수도 있지 않느냐고 한다. 그러나 아무리 찾아봐도 실제 그런 사례는 아직 없었던 것 같다. 물론, 예상치 못한 일은 얼마든지 발생할 수 있고, 대체로 빠르게 개발된 새로운 백신에 대한 부작용 우려는 당연히 해야 하는 것이지만 확률로 따지자면 상당히 낮은 것이 아닐까 생각한다. (참고: 일본의 자궁경부암 백신 사례)
백신 불신 심리도 대체로 극복될 것으로 생각한다. 수 억 명이 백신을 맞게 되면 여러 백신 부작용에 대한 노이즈가 나올 수 밖에 없다. 하지만 그 빈도가 매우 낮은 수준이라면 사람들은 백신을 필요로 할 것이다. 불안한 사람은 백신을 거부할 수 있지만 그들은 어쩌면 죽을 때까지 마스크를 써야 하고, 여행도 못나가고, 사회적 거리두기를 해야 한다. 백신을 맞고 나면 최소한 맞은 사람은 마스크도 벗을 수 있고, 해외여행도, 극장도, 야구장도 콘서트도 갈 수 있다. 코로나19는 독감이나 다른 질병과 비교해도 인명피해 뿐 아니라 거리두기로 인한 경제적 피해가 상대적으로 너무나 큰 질병이다. 백신을 맞을 때의 위험보다 맞지 않았을 때의 불편이나 경제적 피해, 생명의 위험이 훨씬 더 클 것이기 때문에 백신은 빈도가 낮은 부작용이나 언론의 노이즈가 있더라도 여전히 유용할 것이고, 여행 가고 싶은 사람은 추락할 위험이 있는 비행기를 타듯이, 코로나로 인해 불편을 겪는 많은 사람들은 백신을 접종하게 될 것이라고 나는 생각한다.
도쿄올림픽의 중요성1: 여행욕구를 자극할 것이다
백신 보급이 빠르게 이루어질 것으로 예상되는 시기에 절묘하게도 도쿄올림픽(21년 7월)이 예정되어 있다. 일본은 도쿄올림픽 개최를 못하면 경제적 손실이 너무 커(대략 48조 원), 백신없이도 성공적으로 개최할 수 있도록 다양한 방법으로 혼신의 노력을 다해 준비하고 있었다. 코로나가 심하게 퍼지고 있는 상황에서도 야구장에 관중을 가득 채워보는 실험을 하기도 할 정도였다. IOC가 공식 취소 발표할 수 있다는 이상한 기사가 나긴 했지만 잘 읽어보면 이건 10월에 있었던 일로 백신이 나오기 전 상황을 말한 뒷북일 뿐이다. 일본과 IOC의 올림픽 개최 의지는 강해 보인다. 더군다나 최근 백신들의 고무적인 임상 결과가 나온 상황에서 일본은 분명 백신 접종 후의 올림픽 개최를 계획하고 있을 것이고, 수많은 관중들과 선수들이 백신을 맞고 어쩌면 마스크도 없이 함성을 질러대며 인류가 코로나로부터 승리했다는 메세지와 함께 축포를 터뜨리게 될 가능성이 높다. 이쯤 되면 사람들도 이젠 해외를 나가도 좋겠네? 라고 충분히 생각해볼 수 있을 것이다.
도쿄올림픽의 중요성2: 반일감정을 희석시킬 수 있다
일본 여행수요 회복은 굉장히 중요하다. LCC들의 노선 중 비중도 높고, 수익성도 높은 지역이기 때문이다. 코로나19가 터지기 전인 19년부터 한일관계 악화로 일본노선 수요가 최악의 상황이었는데, 시간이 지난 지금도 조금씩 잊혀져 가고 있지만, 때마침 내년 일본 도쿄에서 올림픽이 개최됨에 따라 대부분 희석될 것으로 기대되고, 어쩌면 한일간 관계개선 제스쳐가 나올 수도 있어 보이는데(스포츠 이벤트는 평창올림픽이 북미관계 개선의 트리거가 되었던 것처럼 대부분 외교관계를 부드럽게 해주는 효과가 있다) 그렇다면 최근 몇 년 간 사회적인 분위기, 코로나로 인해 억눌려 있던 일본여행 수요가 이 시점에서 폭발적으로 반등할 가능성이 있다.
인바운드 수요 기대감도 높다
재밌는 건 때마침 지금 일본에서의 한류는 사상최고 수준이다. K팝, 드라마 등 우리나라 컨텐츠들 뿐만 아니라 지금 메이크업, 음식 등에서도 한국이 일본 트렌드랭킹을 싹쓸이하고 있는데, 일본 10대의 90%가 한국을 최신 트렌드의 발신지로 생각할 정도다.
일본인의 한국에 대한 이미지가 이렇게 좋은 적이 있었나 싶을 정도로 지금 너무나 좋은 상황이다. 그렇다면 우리나라의 아웃바운드 뿐 아니라 인바운드 여행수요까지 겹쳐, 한일 항공노선은 코로나 이후에는 어쩌면 굉장한 호황이 찾아올 지도 모른다.
중국은 시진핑 방한, 동계올림픽
중국도 마찬가지다. 사드로 눌려있던 한국 단체여행이 코로나 직전까지만 하더라도 회복국면이었고 코로나 당시에는 중국 씨트립 대표가 방송에 출연해 한국관광상품을 팔 정도로 분위기가 누그러졌었다. 그런데 조만간 시진핑의 내한도 예상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백신이 성공적으로 보급된다면 한중노선도 의외의 호황국면이 나타날 수 있다. 22년 2월에는 베이징 동계올림픽도 예정되어 있다.
동남아는 K-POP
동남아는 지금 K팝 등 한류 열풍이 사상 최고다. 태국에서는 반정부 시위대가 K팝 노래를 부르면서 시위하는게 일상일 정도로 한국이 친숙해졌다. 19년 12월에는 제주도로 입국하는 동남아 단체관광객 무비자입국을 허용해주기도 했다. 동남아는 신혼여행의 40~50%를 차지하기도 할만큼 인기인 휴양지들이 많은데, 사실 올해 결혼한 커플들은 제주도 외에는 제대로된 신혼여행도 떠나지 못했다. (괌으로 가는 태교여행도..) 이런 수요까지 코로나 이후에는 한꺼번에 터질 가능성도 있다. LCC들의 주된 수익원이 바로 일본, 중국, 동남아 노선인데 이런저런 이유로 포스트코로나 시대에 폭발적인 여행수요 증가가 나는 너무 당연해 보인다.
공급은 줄어들고 수요는 폭발한다
이렇게 되면 내가 예상한 시기와는 조금 차이가 생길 수 있다고 하더라도 오래 지나지 않아 공급은 줄어들고, 경쟁은 완화된 상황에서, 밀렸던 수요가 폭발하는 상황이 발생하게 될 수도 있어 보인다. 저유가, 원화강세, 국제관계 등등 해외여행을 위한 대부분의 좋은 조건도 갖추어져 있다. 지금은 코로나에 가려 앞이 보이지 않지만 백신 보급이 순조롭다면 1년 안에는 이런 회복의 조짐들이 보일 것이다. 그러면 살아남은 항공사들은 지금 공급조절 이후 해운업 반등의 수혜를 누리는 H사와 비슷한 상황을 맛보게 되는 것 아닐까?
제주항공이 포스트코로나의 주인공이다
제주항공의 경쟁력은 국내 LCC업계 내 최고다(단거리 국제선에서는 FSC와 비교해도 경쟁우위에 있다). 우선 단일 기종 최대 기재 수를 자랑한다. LCC의 경쟁력은 단일 기종으로 규모있는 선대를 구축해서 원가를 최대한으로 절감하는데 있고 그 핵심지표가 CASK라고 할 수 있는데 원가 경쟁력에서 우위에 있다. 동시에 부가매출단가도 LCC 중 가장 높다.
대한항공이 아시아나를 인수하게 되면 자회사들인 진에어, 에어부산, 에어서울의 통폐합이 이루어져 메가LCC가 탄생한다고 기사들이 나오고는 있지만 이들의 보유 기종이 서로 다른 한계가 있다. 진에어는 B737-800 위주로 28기를 보유하고 있는데, 에어부산과 에어서울은 A321-200 이 메인 기재로 합쳐서 32기 정도 보유하고 있다. 이렇게 기종이 다르면 회사를 합쳐도 규모 효과로 인한 시너지가 제한적이다. 반면 제주항공은 B737-800 단일기종으로 44기 보유하고 있다. 제주항공의 보유기재 수는 최고 실적을 기록했던 2017년(31기)보다 40% 이상 더 많다.
물론 진에어도 FSC와 여러 방면의 시너지를 낼 수 있어 경쟁력이 있다. 하지만 진에어는 과거 에밀리조가 사고친 경력이 있어서 18.8. 부터 추가 항공기 도입이 금지되고 신규 노선을 받지 못했다. (19.5. 중국 운항권 배분도 못받음, 다만, 20년 3월 제재는 해제)
둘째로 노선 경쟁력이다. 제주항공은 제주공항을 허브로 모든 국내선이 제주와 연결된다. 제주도는 섬이라서 항공을 대체하는 KTX나 고속도로가 없어 LCC들이 운항하는 국내선 중 제주노선 수익성이 가장 좋은데 제주공항 슬롯 경쟁력이 가장 높다(대구공항이 거점인 티웨이항공 보다 유리한 부분이다). 또 김포공항 국제선 항공노선도 제주항공이 LCC 중 유일하게 오사카 노선을 점유하고 있었다(김포공항은 12년 이후 국제선 추가 취항 막혀있음). 또, 진에어는 B777-200을 몇 기 도입해 장거리 노선에도 취항하지만, 장거리 노선에 있어서 LCC의 경쟁력은 약할 수 밖에 없어(이 부분 설명은 너무 길어지기 때문에 생략), 제주항공은 단거리에만 집중하는 것도 매력적이다.
제주항공이 여행 회복까지 버틸 수 있을까?
제주항공의 재무상황을 유동성 차원에서 살펴보자. 제주항공의 당기순손실은 직전분기 700억 정도였는데, 분기 당 현금유출도 이와 비슷한 약 700억원 정도로 보인다. 현재 보유현금은 800억 수준이고, 최근 유상증자로 1500억 원을 마련했다. 11월에는 정책금융 1500억, 기안기금 400억을 지원받았다. 현금흐름만 놓고보면, 하반기 마련한 총 3400억원으로 일부 차입금 상환 및 고정비를 내년 상반기~최대 내년 말까지 감당할 수 있는 정도를 마련해 둔 상황으로 보인다.
내가 기대하는대로 만약 내년 백신 접종이 원활히 이루어지고, 도쿄올림픽 전후로 여행 예약이 살아나면, 현금이 유입될 것이므로, 아슬아슬하지만 버틸 수 있는 여력이 있다. 평소 제주항공의 유동계약부채는 2100억 원이었는데, 최근 분기에는 300억 근처까지 하락했다. 이는 항공권 예약률 회복 시 최대 1800억 까지 현금이 유입될 수 있는 여력이 있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가장 큰 걸림돌은 현재 자기자본이 2천억 원 수준으로 내년 하반기쯤 정도에는 현금흐름과 별개로 자본잠식에 들어설 가능성이 있다는 점인데, 최대주주인 AK홀딩스는 자기자본 5천억 원 이상 부채비율이 30% 이하인 상태로, 만에 하나 회복 이전에 증자가 필요하다고 하더라도 지분율을 유지할 수 있는 자금조달 여력도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업황이 나아질 조짐이 나타난다면 더 그렇다.
그럼 왜 AK홀딩스인가?
AK홀딩스는 제주항공을 포함한 상장 자회사 주가를 반영하면 현재 시가총액은 기업가치의 절반 이하 수준이라 자체로도 저평가라고 할 수 있다. 적자가 나고 있는 제주항공과 백화점 사업가치를 0으로 보고 계산하더라도 나머지만으로도 지금 시총 2700억이 나올만큼 보수적인 시가총액이다. 따라서 제주항공에 직접 투자하는 것보다 리스크가 적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회복시 제주항공 만큼의 상승을 기대할 수 있다. 지금 시총이 보유중인 제주항공 가치와 거의 같아 제주항공의 주가가 2배가 되면, AK홀딩스의 기업가치도 지금 시총만큼 증가하기 때문이다.
이익 측면에서 보더라도 제주항공보다 매력적이다. 애경유화 등 3개 화학 자회사가 7~800억 이상의 순이익을 내고 있고, 백화점과 화장품 사업이 코로나 피해로 악화되었지만 둘이 합쳐 BEP는 가능하며 코로나가 지나면 회복이 가능한 사업이다. 이렇게 보면 제주항공을 빼고도(BEP만 되어도) 순이익 800억 이상(지배주주순이익 450억)으로 PER 6배 수준이다.
만약 기대하는 것처럼 항공업이 최고의 업황으로 가게 되면 제주항공은 21년에 회복되기 시작해 22년 이후 매출 1.3조 원, 순이익 700~1100억 원도 가능하다. 이 경우 AK홀딩스의 지배주주순이익은 1000억 이상이 가능하고, PER 2~3 수준이 된다. 이런 상황이 가시적으로 보이기 시작하면 지금보다 2~3배 이상 상승하는 것도 어쩌면 1~2년 안에 가능할 것이다. 따라서 제주항공을 사는 것보다 리스크는 낮지만 상승여력은 비슷하거나 더 높다는게 내 계산이다.
지금은 코로나19로 인해 적자가 너무 심해서, 백신이 정말 잘 될지 보이지 않아서, 너무 먼 이야기 같아서, 혹은 그냥 홀딩스라는 이유로 아무도 관심을 갖지 않는 상황이지만, 누구나 확실하게 알 수 있을 때 사는 건 이미 늦은 것이다. 어쩌면 지금이 동 트기 직전이다.
안녕하세요. 오랜만에 왔다가 좋은 분석글 잘 보고 갑니다. 분석해주신 내용 대부분에 공감이 가네요. 여행의 재시작 정확히는 예약이 재개되는 시점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궁금하네요. 백신의 접종도 중요하겠지만 결국에는 여행을 떠나는 국가, 우리나라 ‘양국 모두의 자가격리 면제’와 같은 행정조치들이 예고되어야 예약이 재개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궁금합니다.
아마도 집단면역의 효과가 시작되는 시점(거리두기를 하지 않아도 신규확진자가 증가하지 않는 지점)에서 전면적인 트래블버블이 시작될 가능성이 높은데, 그보다 앞서서는 백신 접종 및 음성 확인을 통한 격리 면제가 먼저 시행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지금 진행되는 상황을 보면 내년 하반기에는 몇몇 백신 접종이 빠른 나라들 간에 가시적으로 나타나지 않을까 기대해 보고 있습니다.
씨앗님 안녕하세요.
여쭤보고 싶은 사항이 있어서 댓글을 남기게 되었습니다.
제주항공에서 이번 16주년 기념행사에서 기단 규모를 줄이고 화물운송이나 IT등 비핵심역량을 강화한다고 발표했습니다. 개인적으로 지금은 힘들어도 여행이 재개되고 대한항공과 아시아나가 합병하면 반독점 이슈 등으로 기단이나 노선 확대가 어려워 제주항공이나 티웨이가 반사이익을 받을 수 있고 잘하면 점유율도 확대할 기회라고 생각했었습니다. 그리고 LCC내에서 가장 운영을 잘해온 제주항공이라고 생각했는데 이번 기단 축소 계획을 발표해 조금 당황스럽니다.
이에 대해서 혹시 의견이 있으실까요?? 다른 기종이라 원가 절감 효과는 적어도 대형기를 도입하는 등 기단을 확대하는 티웨이가 더 매력적일까요??
안녕하세요? 작년 LCC들 기재규모는 티웨이가 한 기 증가한 것을 제외하고는 모두 축소가 이루어졌습니다. 올해도 백신 접종 및 여행 회복까지 아직 시간이 걸리는 만큼, 그 전까지는 재무적으로 어려운 상황이기 때문에 늘리고 싶다고 해서 늘릴 수 없는 상황으로 이해됩니다. 기재 축소 언급이 전혀 이상하지 않은 상황입니다. 회복 전까지는 상대적으로 얼마나 더 잘 버틸 수 있는 지가 더 중요할 것 같습니다. 다만 제주항공은 17~18년 최고 실적을 기록했을 당시에 비해 현재 40% 정도 기재규모가 더 커진 상황이고, 전체 LCC 기재 수 대비 점유율은 17년 말 25%, 18년 말 27%, 현재 31%로 증가한 상황입니다. 만약 이스타항공이 청산하게 되면 33%로 올라가게 됩니다. 비용 측면에서는 회복 시 이자 비용은 과거보다 늘어날 수 있지만 적자로 인한 이연법인세 때문에 순익 증가는 더 클 것으로 예상합니다.
티웨이는 기재 규모 대비 시가총액이 상대적으로 저평가 되어 있지만, 경쟁력의 차이도 존재하기 때문에 투자 대상으로는 일장일단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네 씨앗님! 도움주셔서 감사합니다!
저 기업가치 평가표에서 왜 제주항공이 2600인지 궁금합니다 지금은 7800억 가량 시총이고, 11월 중순 당시에도 6300억은 됐던거 같거든요 계알못 질문드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