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퍼온 글)
떼이야르드샤르댕 : “…그래서 집단적 두뇌화는 자신의 엄청난 능력을 각개인의 두뇌를 보완하고 완성시키는 쪽으로 그자신의 방향을 정조준하고 있다…나는 여기서 계산하고 조합하는 우리의 정신능력을 이어받아 확대시키는 놀라운 전자기계 – 아직은 초보단계에 있는 인공지능장치(오늘 우리가 컴퓨터라고 부르는) – 를 생각한다. 이 기계는 광학기계(망원경)가 우리의 시각을 넓혀 주었던 것만큼이나 놀라운 발전을 이뤄낼 것이다.” (떼이야르드샤르댕, 자연안에서 인간의 위치, 194쪽) 더 보기 “‘빈곤의 종말’ 과 빌게이츠 연설문”
기형도, ‘밤 눈’
네 속을 열면 몇 번이나 얼었다 녹으면서 바람이 불 때마다 또 다른 몸짓으로 자리를 바꾸던 은실들이 엉켜 울고 있어. 땅에는 얼음 속에서 썩은 가지들이 실눈을 뜨고 엎드려 있었어. 아무에게도 줄 수 없는 빛을 한 점씩 하늘 낮게 박으면서 너는 무슨 색깔로 또 다른 사랑을 꿈꾸었을까. 아무도 너의 영혼에 옷을 입히지 않던 사납고 고요한 밤, 얼어붙은 대지에는 무엇이 남아 너의 춤을 자꾸만 허공으로 띄우고 있었을까. 하늘에는 온통 네가 지난 자리마다 바람이 불고 있다. 아아, 사시나무 그림자 가득 찬 세상, 그 끝에 첫발을 디디고 죽음도 다가서지 못하는 온도로 또 다른 하늘을 너는 돌고 있어. 네 속을 열면.
기형도, ‘진눈깨비’
때마침 진눈깨비 흩날린다.
코트 주머니 속에는 딱딱한 손이 들어 있다.
저 눈발은 내가 모르는 거리를 저벅거리며
여태껏 내가 한 번도 본 적이 없는
사내들과 건물들 사이를 헤맬 것이다.
눈길 위로 사각의 서류 봉투가 떨어진다, 허리를 나는 굽히다 말고
생각한다, 대학을 졸업하면서 참 많은 각오를 했었다.
내린다 진눈깨비, 놀랄 것 없다, 변덕이 심한 다리여
이런 귀가길은 어떤 소설에선가 읽은 적이 있다.
구두 밑창으로 여러 번 불러낸 추억들이 밟히고
어두운 골목길엔 불켜진 빈 트럭이 정거해 있다.
취한 사내들이 쓰러진다, 생각난다 진눈깨비 뿌리던 날
하루종일 버스를 탔던 어린 시절이 있었다.
낡고 흰 담벼락 근처에 모여 사람들이 눈을 턴다.
진눈깨비 쏟아진다, 갑자기 눈물이 흐른다, 나는 불행하다
이런 것은 아니었다, 나는 일생 몫의 경험을 다 했다, 진눈깨비
권력자본론
심숀 비클러,조나단 닛잔 저/홍기빈 역 | 삼인 | 2004년 05월
조금 어렵긴 하지만 아주 재미난 책이다. 2004년 저작인데, 자본주의를 권력과 연관지어서 독특하게 해석했다. 스태그플레이션에 대해서 예견하듯이 써놓은 책이라서, 시사하는 바도 크다 생각이 든다. 더 보기 “권력자본론”
자끄 엘룰, ‘존재의 이유’
행복은 아무것도 아니다. 그것 역시 헛된 것이다. 하지만 그것은 사람이 열망할 수 있는 전부이다.
행복보다 나은 것이 없다. 하지만 주의하라. 이것은 절대 최상급이 아니다. 그것은 ‘해 아래서’의 인간 조건과 관계된 것이다. 더 보기 “자끄 엘룰, ‘존재의 이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