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덤플랫폼의 미래

팬덤플랫폼
우리 나라가 전세계에서 1등할 수 있는 플랫폼 서비스는 뭐가 있을까? 나는 지금 두 가지 후보가 있다고 생각하는데 그 중 하나는 유튜브처럼 진화하고 있는 웹툰 플랫폼이고 두번째가 종교처럼 진화하고 있는 팬덤플랫폼이다. 지금 전세계 가장 큰 팬덤이 바로 ARMY고, 우리나라가 글로벌 팬덤의 메카다. 팬들은 라틴어를 배우듯이 한국어를 배운다. 그래서 우리나라가 팬덤플랫폼 만큼은 세계 최고가 될 잠재력이 있다. 그런데 나는 이 팬덤플랫폼이 K-POP을 기반으로 만들어지지만 단순한 K-POP의 하위사업이 아니라 그것을 초월한 완전히 새로운 플랫폼 비즈니스이며, 따라서 향후 변화가 정말 흥미로울 것이라고 생각하는데 그런 소설을 좀 써보려고 한다. ㅎㅎ

BTS>Jesus>Korean ㄷㄷㄷ

종교의 빈자리
팬덤현상은 종교현상과 매우 닮았다. 그래서 팬덤경제의 규모는 종교경제(?)의 규모만큼 커질 지도 모른다고 생각한다. 소득에서 종교기부금에 해당하는 비중은 얼마나 될까? 그냥 느낌적인 느낌으로 종교가 있다면 소득의 3~6% 수준은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이 정도면 굉장한 시장규모(?)다.

요즘 세대에서 전통적인 종교는 퇴색되어 가고 있다. 그러나 인간은 종교적인 존재이기 때문에 팬덤현상이 두드러지게 나타나는 것 아닐까 생각해 본다. 사람들은 미디어의 전도를 통해 팬이 된다. 그러다가 어느 순간 아이돌을 영접(입덕) 한다. 간증(리액션)을 보며 서로의 신앙심을 키워나간다. 이후에는 아이돌을 위해 헌신하고 소비한다. 아이돌의 이름으로 선행도 봉사활동도 한다. 종교가 퍼지듯 글로벌로 퍼져 나간다. 여기서 플랫폼이 아이돌과 만나는 신전의 역할을 차지하게 된다. 요즘 팬덤플랫폼에는 최애의 메시징 기능이 들어있어서. 매일 팬에게만 주시는 말씀을 들을 수 있다. 기도를 보내면 가끔은 친히 응답도 해주신다. 비록 AI로 합성된 음성과 아바타이지만 그 분의 음성과 외모로 만들어진 것인데 무슨 상관있을까. 플랫폼 속에서 목소리도 듣고 만나는 경험을 할 수 있다. 물론 헌금(구독)도 해야하고 나의 신앙도 표현해야 한다.

두바이부르즈 칼리파의 뷔 생일 광고, 중국 아미들의 생일선물

팬덤플랫폼의 발전

아이즈원 프라이빗메일(출처:나무위키)

팬덤플랫폼 역사는 이제 막 2년 정도 밖에 되지 않았다. 19년 1월 아이즈원이 프라이빗메일 서비스를 시작했다. 월 4500원에 좋아하는 아이돌이 보내주는 개인화된 메세지를 받아볼 수 있는 서비스였다. 이게 돈이 된다는 게 알려지기 시작하자 에스엠은 19.7. 리슨 버블이라는 거의 같은 서비스를 런칭했다. 또 빅히트는 19.6. BTS의 팬덤을 기반으로 위버스라는 플랫폼을 만들었다. 그런데 이게 겨우 일 년 남짓되었는데 매출의 약 40%가 위버스를 통해 나오고, 글로벌 위버스 가입자 규모는 약 900만 명으로, 우리나라 개신교 인구 수와 맞먹는다. 그만큼 최근에 아주 빠르게 발전하고 있는 서비스라고 할 수 있다.

지금 프라이빗메일과 에스엠의 리슨 버블은 아이돌과의 메세징 서비스를, 위버스는 아이돌들의 독점콘텐츠와 간단한 소통, 굿즈 판매 등의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여기까지가 1세대 플랫폼이라고 칭할만한 것들이다.

(사진제공=엔씨소프트)
엔씨소프트 유니버스의 Studio 서비스

그런데 이번에 엔씨소프트가 런칭하는 플랫폼인 ‘유니버스’를 보면 개인화된 메시징을 넘어 AI음성을 이용한 통화나 알림기능, 아바타 등을 활용한 육성이나 꾸미기, 게임 등 다양한 수익모델을 얹을 것으로 생각되어 관심이 간다. 궁극적으로는 가상의 인물이 그 자리를 차지하게 될 수도 있다. 아이돌 입장에서 더 다양한 서비스를 통해 더 돈을 많이 벌 수 있다고 생각하면 당연히 그 플랫폼을 우선적으로 선택할 것이다. 그래서인지 유니버스 직전인 오늘, 재밌는 뉴스들이 많이 나왔다. 위버스도 이젠 단순한 서비스만으로는 부족하다고 생각했는지, 한 때 등 돌렸던 네이버와 손잡았다. 동시에 YG도 위버스와 동맹관계가 됐다.

엔씨소프트 입장에서는 막강한 동맹이 등장한 셈인데, 이쯤되면 어쩌면 남은 엔터기업인 에스엠, JYP와 손잡고 싶어질 것 같다. 에스엠 입장에서도 니즈가 잘 맞을 수 있는데 자체플랫폼인 리슨 버블 서비스가 있지만 단순한 메시징 서비스 정도에 그치고 있어서 엔씨의 기술력과 힘을 합치면 경쟁구도가 잘 짜여질 수 있기 때문이다. JYP도 최근 에스엠 플랫폼에 합류했으니 함께 될 가능성도 높아 보인다. (혹시나 위버스에 합류한다면 엔씨는 외로운 싸움을…)

팬덤플랫폼의 미래: K-POP은 일부에 불과
팬덤플랫폼을 K-POP의 종속되는 개념으로 이해한다면 별 것 아닌 것처럼 보일 수도 있다. 그런데 잘 생각해보면 이건 K-POP 팬덤 뿐만 아니라 팬과의 소통이 필요한 다양한 존재들이 이용할 수 있는 독특한 플랫폼이다. 수많은 다양한 장르의 글로벌 뮤지션, 배우, BJ(?) 또는 여러 분야의 인플루언서들 어쩌면 정치인들, 가상의 인물들까지도 소통의 창구로 이런 플랫폼을 사용하게 될지 모른다. 또, 음원, 영상, 메시지, 굿즈판매 등 쇼핑, 게임, 공연, 광고 등 다양한 서비스로 확장할 수 있다. 그래서 팬덤플랫폼은 대상, 서비스 등의 차원에서 K-POP 산업의 범위를 넘어서는 잠재력을 가지고 있지 않나 생각이 든다. 그 규모도 어지간한 글로벌 종교 수준 이상의 규모가 될 지 혹시 아나..

위버스에 입점한 Gracy Abrams

가늠 안되는 시장규모
이만희 팬덤인 ‘신천지’의 경우, 신도 수 17만 명인데(여담이지만 아이즈원의 팬카페 회원 수가 17만 명), 1년 현금흐름이 1600억원 정도로 추정되고 있다. 소망교회 교인은 8만 명이고 연간 헌금은 270억 원 정도라고 한다. 위버스는 가입자 900만 명에 연 매출 5천억 원 정도 예상되고 있다. 단순비교는 억지같아 보이긴 하지만 그래도 해보면 위버스의 ARPPU가 신천지의 1/16, 소망교회의 1/6 에 불과하다. P와 Q가 얼마나 더 커질 수 있을까? 글로벌 덕질은 이제 시작에 불과한 것 아닐까. 전세계 모든 신앙인들의 헌금을 단일 플랫폼을 통해서 하게 된다고 생각해보자. 그럼 그 규모는 얼마나 클까? 그래서 어쩌면 미래에는 이 분야에서 재밌는 일들이 많이 벌어질 것 같다.

* 이 글에는 ‘풀소유’와 ‘IM선교회’가 상징적으로 보여준 상업화된 종교를 폄하하려는 의도가 있다.

“팬덤플랫폼의 미래”에 대한 2개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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