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코로나바이러스 예상 3

(※주의: 저는 감염병과 관련된 전문적인 지식이 전혀 없는 보통사람이며 이 글은 그저 호기심에 재미삼아 추측해본 것에 불과합니다)

자꾸 글을 쓰게되는 이유는 신종코로나바이러스와 관련해서 수많은 과장된 내용과 억측, 선정적인 보도, 각종 음모론 등이 난무하나, 내가 보기에 이미 어느 정도 결론이 난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확률적인 근거로 된 확진자 수 예상치를 어디서도 전망하지 않고 있어서다. 내가 보기에는 각 정부 데이터를 나름 신뢰할만하며 그리 어렵지 않은 모델로도 향후 최종 확진자 수를 전망할 수 있어 보이는데 말이다. 처음 블로그에 올린 이후 2~3일 간 예상범위 수준의 데이터가 나오고 있어서 이제는 내가 추정해 본 세부 전망치를 대략 이야기 해봐도 좋을 것 같다(물론 내 예상이 틀릴 가능성도 무지 높다).

주말 데이터 예상 부합, 갈수록 낙관적
3일 간 블로그에 향후 확진자 예상치를 올려왔는데, 첫 날은 내 추정범위 하단의 낙관적인 결과가 나왔고, 어제오늘은 거의 예상 수준의 확진자 순증(각각 약 2,100명, 2,600명) 이 나왔다. 오늘은 전일보다 많이 늘어난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 어느 정도 예상되었던 부분이다. 내 추측이 맞다면 내일 정도면 확진자 수 증가가 피크를 찍을 것으로 예상되는데 예상치가 오늘과 큰 차이가 없는 숫자라서 오늘이 피크가 될 가능성도 있어 보인다.

내맘대로 추정한 방식
나는 평균잠복기라 5일인 것을 감안해 ‘확진자수순증/5일전총확진자수’ 를 측정하고 이 숫자가 같은 비율로 매일 감소하는 모델을 만들었다. 이건 감으로 만든거라 유도과정을 설명할 수는 없지만, 나의 수학적 감으로는 인당 전파자 수 통제가 일정하게 이루어진다면 이 비율이 어느 정도 유지될 것으로 생각했다. 실제로 내가 예상치를 만든 뒤 이 숫자는 0.74~0.77 수준으로 나흘째 일정 범위 내에서 나타나고 있다(아래 표 참고).

내 맘대로 만든 향후 확진자 수 추정치(과거 데이터는 WHO발표 기준)

최근 2~3일간 내가 추정했던 범위 내인 0.75 정도 비율로 줄어드는 수준의 확진자가 나타났으며, 향후에 최근 3일치 평균인 0.752의 비율로 매일 감소한다고 추정하면, 위와 같이 확진자 수를 전망할 수 있다(회색부분).

감염자 3.5~4만 명 정도에서 진압될 걸로 예상
3일 전에는 데이터가 부족해 보수적으로 감소율을 0.85 정도까지 가정해 최종 확진자 수를 최대 13만명까지 전망했지만, 지금까지 4일째 안정적으로 0.75 근처가 나오고 있기 때문에, 이제는 추정범위를 많이 좁혀봤다(0.73~0.78로 범위 축소).

향후 확진자 수의 오늘자추정범위(좌)와 3일전추정범위(우)

위 그래프 처럼 지금은 3만~4만 명 사이로 많이 좁혀졌다(자신은 별로 없음).

단순한 모델 같아 자신은 별로 없지만, 그래도 나는 어느 정도 이상하지 않은 모델이라고 생각하는 이유가 바로 내가 추정한 숫자가 중국 최고 감염병 전문가(중난산 원사)발언에 의해 일부 뒷받침되고 있고(피크시기가 비슷), 과거 SARS 및 MERS 사례와 비슷한 추이를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다.

SARS의 일자별 확진자 수 추이(좌)와 MERS의 일자별 확진자 수 추이(우)

SARS 당시는 중국 정부의 대응이 늦게 시작되어(4월 3일 쯤) 이후 확진자수증가 피크까지 대략 20일쯤 소요됐으나(아마도 발병->확진까지 시간도 오래걸림), 국내MERS 당시에는 확진자 수 피크까지 대략 15일 정도였다. 이런 사실들을 감안하더라도 내가 만든 모델이 아주 이상한 수준은 아닌 것 같다. 중국 정부가 예상보다 훨씬 더 대응을 잘하고 있고 일사분란하게 수습되고 있는 상황으로 나는 생각한다.

국내 상황: 정부 대응 아주 좋았고, 진압도 잘 되고 있음
오늘 정부가 최근 14일 내 후베이성 방문자 입국금지 조치를 취했다. 나는 굉장히 좋은 조치라고 판단한다. 시점도 다른 국가와 비슷하게 했기 때문에 정치적 부담도 크지 않고, 필요한 부분만 정확하게 막았다(솔직히 혹시나 여론에 밀려 쥐잡으려다 독깨지는 않을까 걱정이 많았다). 지난번 글에서 마지막으로 우려했던, 타지역 입국자 관리 문제가 상당부분 해소된 것이다. 이로서 2월 10일 이후 확진자 중 1차감염자가 추가될 가능성은 극히 낮아졌고, 2차 이후 감염자만 잘 관리하면 되는 상황이 됐다.

2월2일까지 국내 확진자 현황

전세기에서 1차감염자 1명 전후(0~2명) 예상했는데, 역시 13번 1명이 추가됐다. 15번은 우한에서 입국했지만 1차가 아닌 2차감염자로 추측되는데 비행기안에서 감염자와 밀접접촉했고 증상이 꽤 늦게 나타났기 때문이다. 따라서 1차감염자 수는 8명으로 기존 예상(우한에서 5명, 기타지역 1명, 전세기 1명 전후)을 거의 벗어나지 않았고 이제 정말 거의 다 나왔다(2월 전체로 1명 전후 더 나올 수는 있다).

국내 확진자 현황(아래쪽으로 감염)
숫자는 확진자번호, 색깔은 감염위험정도로 내맘대로 표시(초록색일수록 안전)

2차감염자 이후만 얼마나 될지 확인하면 되는데, 지난번 글에서 분석한 대로 감염자 수는 1차>2차>3차 로 잘 관리되고 있다. 현재 5번, 8번, 12번 확진자의 역학조사결과가 조금 위험해보이는데, 이 3명이 각각 2명씩, 거의 위험해보이지 않은 3, 6, 15번 환자가 1명씩 감염시켰다고 하더라도 총 3~8명 이내로 추가적으로 나올 것 같다. (8번과 12번이 가장 가능성 높음)

굉장히 잘 수습되고 있는 상황이라고 생각되며, 지금 내 판단으로 국내에서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이 될 가능성은 로또 1등 당첨보다 훨씬 어려워보인다. 3, 5, 6, 8, 12, 15번 환자와 밀접접촉자가 아니라면 훨씬 그 가능성은 낮다. 지금 2차감염자 이후는 대부분 가족이나 애인, 비행기 옆자리 정도에서 나오고 있다. 이보다 전염이 쉬운 병이었다면 R0 값도 훨씬 높을 것이고, 이미 국내에서도 수두룩하게 감염자가 나왔을 것이다. 아무튼 이 상황이라면 특별한 사건이 생기지 않는한 보름 안에 대부분 수습될 것 같다. MERS도 거의 병원내에서만 감염됐었고, 이번 병도 밀접접촉자 사이 감염이 대부분이다. 역학조사만 조기에 잘 이루어진다면 금방 잡을 수 밖에 없는 병이다.

잡담: 통계를 믿어야 하는 이유
중국 정부 통계도 내가 볼 때 믿을만한 근거가 충분하다.
첫째, 중국이 통계를 조작했다면 다른 나라의 통계와 오류가 생길 수 밖에 없다. 예를 들어 항간에 떠도는 말처럼 이미 우한 내 감염자가 9만명 이상이었다고 가정해 보자(110~120명 당 1명 꼴). 그럼 우한에서 국내에 3~4,000명 들어왔으니 확률적으로 국내 1차감염자는 30명 가까이 되어야 한다. 전세기 안에서만 6~7명의 확진자가 나와야 하는데 그렇지 않았다. 태국, 싱가포르 등도 계산해보면 마찬가지다. 현재는 내가 볼 때 통계가 앞뒤가 잘 맞으며, 오류가 있어보이는 그런 상황이 아니다.

둘째, 정확한 정보제공을 하지 않고서는 이 병을 진압할 수가 없다. SARS 때는 중국 정부가 초기에 숨기려고 했을 때, 실제 통계가 엉망이었는데, 정부가 나서서 잡으려고 할 때는 확진자 수 통계부터 과거 데이터를 수정해 정확히 제공했고, 그 뒤에 진압이 가능했다. 지금 거짓통계를 내면 나중에 그 차이는 수십, 수백 배 커지게 되고 과학적인 진압작전을 세울 수도 없다. 중국이 이 병에 대한 진압을 포기한 상황이 아니라면 뭐하러 조작을 하겠는가?

셋째, 전염병을 빨리 진압하는 방법은 사람들에게 공포감을 주는 것이다. 정부나 언론 등에서 위험을 과장하는 호들갑떠는 듯한 표현이 많이 나오는데 이것은 어느정도 필요한 부분이다. 중국도 마찬가지로 이 병을 진압하려면 축소 은폐하는 것보다는 오히려 위험을 과장하는 것이 유리하다(나는 그런 의미에서 중국에서 ‘무증상 감염’ 이야기를 꺼냈지 않나 생각해본다). 그런데도 중국에서 굳이 확진자 수나 사망자 수를 줄여서 발표할 이유가 있는 것일까(과장되게 발표하면 모를까), 물론 초기에는 대규모 진압작전이 굉장한 경제적 손실을 초래하는 만큼, 조용히 처리하는게 더 나을 수 있기 때문에 축소 은폐를 시도할 수 있다. 그러나 SARS 때도 그랬지만 그런 조작은 발병 초기에나 몰래 하는 것이지 지금처럼 대규모 진압작전이 펼쳐진 상황에서는 그래서는 안되는 것이다. 결국, 중국 통계를 믿을 수 없다는 주장은 현시점에서는 논리적 근거없는 음모론에 불과하다는게 내 생각이다.

“신종코로나바이러스 예상 3”에 대한 4개의 댓글

  1. 오늘은 생각보다 신규확진자가 많이 나와서(약 2,800명) 이 글 시기나 숫자보다는 좀 더 보수적으로 바뀌었는데, 아마도 매일 이렇게 틀리는 걸 감안해야할 것 같다. 하지만 예상한 숫자와 오차는 좀 커질 수는 있다고 하더라도, 큰 그림(이번 주 안에 피크, 2월 말 전 소강)은 그닥 달라지지 않을 것 같다는 게 내 어설픈 추측이다.

  2. https://news.joins.com/article/23696372
    중난산 원사도 전망을 늦췄다. 갑작스레 하루 사이 후베이쪽 확진자가 제법 많이 나왔고 시간이 더 걸리는 분위기로 바뀌었다. 이번 전망은 너무 낙관적이었나보다. 어차피 예상해봐야 계속 틀릴 것 같고… 변수가 많으니 지켜봐야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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