움켜쥐면 깨질까봐

움켜쥐면 부서질까봐
빨리 달리면 넘어질까봐
급히 칠하면 지우지 못할까봐
혹은 나 자신을 믿지 못하여서

전람회, 첫사랑

더 높게 보이고 더 크게 보였지
내가 아닌 마음에 난 눈물을 흘리고

잡을 순 없었지 가까이 있지만
숨겨진 네 진실을 난 부를 순 없었지

볼 수는 없었지 마음 깊은 곳까진
언제나 한 발 멀리서 그냥 웃기만 했어

추운 날이 가면 알지도 모르지
겨울밤의 꿈처럼 어렴풋 하겠지만

잊을 순 없겠지 낯익은 노래처럼
바래진 수첩속에 넌 웃고 있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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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 노래들이 좋구나

누군가로부터

누군가로부터
전화 한 통이 걸려오면 좋겠다
이유없이
잘 사느냐고
궁금하다고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느냐고

내 생각을 다 말할만큼
솔직한 타입은 아니지만

누군가 물어봐준다면
이렇게 말해야지
나는 지금 왠지 모르게 약간 슬프다고
내가 잃어가고 있는 것들로 인해

그리고
내가 가지고 있지 못한
어쩌면 영원히 가지지 못할
어떤 한 가지로 인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