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에 대한 불확실성 그것이 문제의 본질일까
나는 내 자신의 갑작스런 허무감의 원인을 탐구하고 있다
나는 아프지만 어디가 아픈지 모른다
어쩌면 나는 아프지 않은 것일수도 있다
허깨비로 가득한 세상
나는 희망을 상실한 시지프스의 고뇌를 느낀다
칼 야스퍼스의 책을 읽으면서
내가 이 사람이 말하는 한계상황(Grenzsituation)에 직면해 있는 것인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
삶과 내 자신, 그리고 자유, 희망 그런 것들의 의미를 발견하고자 나는 몸부림치지만
그래 신앙이 그런 것들의 버팀목이었다
나는 신앙을 상실한 것일까 불신앙이 모든 문제의 본질일까
그래 나는 절대적인 신뢰를 하는 것은 아니다
절대적인 신뢰라는 것은 애초에 나에게 없었던 것일 수 있다
나는 신의 본질에 대해서 언제까지나 끊임없이 회의하고 답변하는 과정가운데 있었을 뿐
그리고 미래에 대한 희망 그것이 그런 불완전한 진리를 잠시 메우고 있었을 뿐이다
하지만 나는 불확실성 앞에 직면해 있고
불완전한 신뢰는 가면 밖으로 드러났다
하지만 어느 누가!!!!
엄밀한 의미에서
어느 누가 하나님을 절대적으로 신뢰할 수 있다는 말인가!!!
아 나는 이 질문을 부정하고 싶은 강한 거부감을 느끼지만 또 많은 신앙인들이
이 문구를 마음에 들지 않을 것이라고 당연히 짐작하지만
나는 거부하기 힘든 힘을 또 동시에 느낀다 나는 갈등한다
정말 희망이라는게 있는 걸까 희망은 단순한 환상이 아닐까
야스퍼스처럼 비약(Sprung)할까?
모카프라푸치노를 근 몇 달간 그토록 먹고 싶었다는 한 선배를 만났다
함께 모카프라푸치노를 먹으면서 막상 먹고나면 별 게 없다는 말이 나왔다
나는 모카프라푸치노를 먹고싶은 욕망이 생기기 전에 이미
그것을 먹은 후의 허무함에 대해서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어떠한 사회적인 지위와 명망을 얻게 되더라도 나는 그것이 허무할 것이라고 생각했었다
그런 생각은 오래전부터 있었다. 나는 부와 명예가 무가치하다는 것을 뼈져리게 오래전부터 알고 있었다.
하지만 지금껏 그런 생각이 나에게 허무감을 주지는 않았다
단순한 무가치의 발견이 나에게 허무감을 가져온 것은 아니다
왜냐하면 나는 내가 가치있다고 생각하는 일을 발견했으며 그것을 추구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어느 순간부터
내가 철썩같이 가치있다고 여겼던 일마저 나에게 무가치한 것처럼 여겨지기 시작했다.
학생들을 가르치는 일이 무가치해보인다
내가 누군가를 가르쳐서 더 좋은 성적을 나오게 했다면 누군가는 상대적인 성적의 손해를 입게되는 것 아닐까
또 나는 사교육현장에서 일하면서 재산에 따른 교육불균형에 일조하고 있다
설사 그게 아니라고 하더라도 내가 어려운 사람들을 돕는 교육을 한다고 하더라도
나는 그 일에서 가치를 발견할 수 있을까
내가 중등부 교사를 하는 것이 아이들에게 도움이 되는 일일까
내가 하는 어떤 일이 세상을 변혁시킬만한 일이 될 것인가
그렇다면 그러한 세상의 변혁이 모든 사람들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고 하자
그렇다면 그것이 왜 가치있는 일일까 나는 그것을 꼭 해야할까
내가 정말 다른 사람에게 영향을 미칠만한 그래 굳이 예를 들자면 헨리누엔이나 테레사수녀같은 삶을 택했다고 치자
그래서 다른 누군가에게 귀감이 되었다고 치자. 그러나 내가 아니라도 이 세상에 그러한 귀감이 될만한 사람은
충분하다. what’s the difference?
이것은 말로 설명하기 힘든 문제다.
나는 허황된 꿈에 대해 말하고 있다
그래 나는 예전부터 이렇게 말해왔다.
큰 꿈을 꾸지 않아도 좋다고
작은 것 하나에 만족할 수 있는 것이 진정한 가치라고
하지만 나는 앞이 보이지 않는다 여러가지 불확실성에 직면해있다
나는 그물을 들고 있는 베드로처럼 현실과 이상 사이에 직면해있다
나는 현실을 포기하기 너무나 힘들다 나에게 가족이 없었다면 얼마나 좋을까
나를 가두고 있는 것은 가족에 대한 양심이라는 형무소이다
아직도 나는 떨쳐지지 않았다
현실 밖에서 나의 정신은 말하고 있다 하지만 나는 현실 속에서 일하고 밥을 먹고 잠을 자고 있다
하루에도 인생에 대해 수백가지 생각을 한다
확실한 것은 나는 나의 문제의 원인을 모른다 원인을 모르는 문제에는 답변이 있을 수 없다
물론 문제 자체가 허깨비일 수도 있다
나는 아직 아름다움에 대한 감동을 간직하고 있다.
오늘 서점에서 어떤 책 속에 글진 3cm 밖에 안되는 벌새의 그림을 보고 경이로움에 심장이 뛰었다
아름다움은 진리이고 나를 이해해주는 친구다
투자 공부를 하다가 오게 되었는데 씨앗의 노래님의 삶에 대한 글에서 제일 큰 공감을 하게 되었습니다…..
지금 저의 상태와 너무 비슷해서 놀랐습니다.
다른 글들로 미루어 보아 이 글을 작성하실 때의 나이가 지금 제 나이와 비슷하신 거 같은데, 저는 현재 꿈, 감동을 어느 정도 상실해 사는 것이 아닌 표류하고 있다는 느낌입니다.. 그렇게 좋아하던 투자 공부도 어느 순간부터 의무가 되어버린 기분이고 여러 가지들의 의미를 상실해가는 기분입니다.
의미는 개인이 부여하기 나름이지만 쉽지가 않습니다.. 그래서 나는 어떨 때 제일 기쁘고 무엇을 제일 좋아하나 같은 질문을 스스로에게 계속 던지는데 아무리 던져도 답이 나오지 않아 악순환에 빠지는 것 같습니다.
씨앗님은 아름다움에 대한 감동을 간직하고 계신댔는데 그 외에도 이와 같은 상황을 받아들이고 풀어내신 방법이 있으실까요??
안녕하세요 반갑습니다
이제는 오래 전 글이라 당시 정확한 저의 상태나 이후의 과정들이 잘 기억나지는 않습니다. 어떻게 빠져나왔는지도 잘 모르겠네요. 님의 상태도 비슷하다고 말씀해주셨지만, 사람마다 다 다른 상황에 놓여있는지라 어떻게 말씀드려야 할지도 모르겠습니다. 다만 제가 오랜 시간이 지나서 공감하며 읽었던 박이문 선생님의 인터뷰 기사 내용이 떠올라 혹시 몰라 공유해봅니다. https://www.donga.com/news/BestClick/article/all/20140714/65150042/1
예전 글이라 답글을 못 받을 수도 있겠다라고 생각했는데 답변주셔서 감사합니다.
덕분에 많은 도움이 되었습니다.
항상 응원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