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점에서 본 그림책들

오늘 영풍문고에 가서 오랜만에 그림책들을 보았는데 전에 보지 못한 아주 좋은 책들이 많이 나와 있어서 그중에 인상적이었던 작품 몇개를 소개하려고 한다..


첫번째 책은 페페,가로등을 켜는 아이라는 책인데.. 어떤 아이가 가로등을 켜는 하찮은 일을 하면서 그 일의 의미를 부여하는 내용을 담고 있는 책이다.  페페는 자기에게 맞는 일자리가 없자 가로등을 켜는 일을 하게 되는데 가로등하나씩 켤 때마다 자기가 아는 사람들을 위해서 기도를 드린다.
지금은 군대가 아니면 가로등을 손으로 켜고 끄는 일이 없다. 이 책에서 페페가 가로등을 하나씩 켜면서 기도를 드리는 구절은 참 가슴 뭉클하다. 수채화도 아주 맘에 들고 내용도 너무 좋은 책이다.

내가 서점에서 본 것은 이것과 표지가 달랐다. 내용은 같은 책인데 삽화가 다르다.
장 지오노의 ‘나무를 심은 사람’ 이 책은 내가 지금껏 본 그림책 중 가장 많은 감동을 받은 책이다. 정말정말 꼭 한번 다들 보았으면 하는 책인데 서점에 가면 한 30분
안에 그 자리에서 다 읽을 수 있다.
이 책은 1900년대 초반의 1,2차 세계대전 당시의 실제 이야기인데 책의 저자가 한 노인을 만나게 되는데 그 노인은 평생 나무를 심으며 살았더라는 이야기이다. 그는 수십년간 몇만 그루 이상의 나무를 심어서 숲을 만들어냈는데, 그것을 하나님이 준 자신의 인생의 목적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이다. 그는 평생 아무도 만나지 않고 혼자 고독하게 나무심는 일을 해나가는데 저자는 그를 마치 하나님같은 존재라고 표현한다. 인터넷에서 찾은 책 내용을 옮겨본다..


한 인간이 참으로 보기드믄 인격을 갖고 있는가를 발견해내기 위해서는 여러 해 동안 그의 행동을 관찰할 수 있는 행운을 가져야만 한다. 그의 행동이 온갖 이기주의에서 벗어나 있고, 그 행동을 이끌어 나가는 생각이 더없이 고결하며, 어떠한 보상도 바라지 않고, 그런데도 이 세상에 뚜렷한 흔적을 남긴 것이 분명하다면, 우리는 틀림없이 한 잊을 수 없는 인격과 마주하는 셈이 된다.— p.11
이 모든 것이 오로지 아무런 기술적인 장비도 지니지 못한 한 인간의 손과 영혼에서 나온 것임을 기억할 때마다 나는 인간이란 파괴가 아닌 다른 분야에서는 하느님처럼 유능할 수 있다는 것을 깨닫곤 한다. (p42)
평화롭고 규칙적인 일, 고산지대의 살아있는 공기, 소박한 음식, 그리고 무엇보다도 영혼의 평화가 이 노인에게 거의 장엄하리만큼 훌륭한 건강을 주었다. 그는 하느님의 운동선수였다. 나는 그가 아직도 얼마나 많은 땅을 나무로 덮을 것인지를 생각해 보았다. (p53-54)— p.53-54
단순히 육체적 정신적 힘만을 갖춘 한 사람이 홀로 황무지에서 이런 가나안 땅을 만들어낼 수 있었다는 것을 생각할 때면 나는 그 모든 것에도 불구하고 인간의 조건이란 참으로 경탄할 만한 것이라는 것을 깨닫곤 한다. 그리고 그런 결과를 얻기 위해 가져야만 했던 위대한 영혼 속의 끈질김과 고결한 인격 속의 열정을 생각할 때마다 나는 신에게서나 어울릴 이런 일을 훌륭하게 이루어낼 줄 알았던 그 소박한 늙은 농부에게 무한한 존경심을 품게 된다.— pp. 68-69
그가 가려고 한 곳에 이르자 그는 땅에 쇠막대기를 박기 시작했다. 그렇게 해서 구멍을 만들어 그 안에 도토리를 넣고 다시 구멍을 덮었다. 그는 떡갈나무를 심고 있었다. 그곳이 그의 땅인지 나는 물었다. 그는 아니라고 대답했다. 그러면 그 땅이 누구의 것인지 알고 dLT는 것일까? 그는 모르고 있었다. 그저 그곳이 공유지이거나 아니면 그런 문제에 대해서는 생각지도 않는 사람들의 것이 아니겠느냐고 추측하고 있었다. 그는 그것이 누구의 것인지 알아볼 생각이 없었다. 그는 아주 정성스럽게 백 개의 도토리를 심었다.— p.31-32
3년 전부터 그는 이런 식으로 고독하게 나무를 심어왔다고 했다. 그래서 그는 십만 그루의 도토리를 심었다. 십만 개의 씨에서 2만 그루의 싹이 나왔다. 그러나 산짐승들이 나무를 갉아먹거나 예측할 수 없는 신의 섭리에 속한 일들이 일어날 경우, 이 2만 그루 가운데 또 절반 가량이 죽어버릴 것이라고 그는 예상했다. 그렇게 되면 예전에는 아무것도 없었던 이 땅에 1만 그루의 떡갈나무가 살아남아 자라게 될 것이다. 그제서야 나는 그의 나이가 궁금했다. 그는 분명히 50세가 넘어 보였다. 55세라고 했다. 이름은 엘제아르 부피에였다. 지난 날 그는 평지에 농장 하나를 갖고 있었고 그곳에서 인생을 가꾸며 살았다. 그런데 하나 밖에 없는 아들이 죽었고 뒤이어 아내를 잃었다. 그후 그는 고독 속에 물러 앉아 양들과 개와 더불어 한가롭게 살아가는 것을 기쁨으로 알게 되었다. 그는 나무가 없기 때문에 이 곳의 땅이 죽어가고 있다고 판단했다. 그는 달리 중요한 일거리도 없었으므로 이런 상태를 개선해 보기로 결심했다고 덧붙였다.— pp. 32-33
그림도 내용도 정말 맘에 쏙 들게 어우러진 최고의 그림책이다


마지막 책은 시적인 그림과 아름다운 그림이 너무나 인상적이었던 책으로 한국의 서정적인 아름다움이 듬뿍 녹아있는 책이다. 특히 어린아이의 표정과 들판의 아름다움을 묘사한 그림이 마음에 들고 그에 못지 않은 시인의 언어가 평화로운 즐거움을 준다.


메뚜기는 풀잎 위에 앉는 곤충이지요. 그런데 지금 만복이 어깨 위에 메뚜기가 앉아 있어요. 날아가지도 않고 앉아 있어요. 그렇다면 메뚜기는 만복이를 풀잎이라고 생각한 모양이어요. 그래요 메뚜기가 만복이를 풀잎으로 생각한다면, 이제 만복이는 풀잎이지요. 슬기는 혼자 속으로 말했어요.
‘만복이는 풀잎이다.’
– 책 내용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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