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문구는 너무나 감동적이었기에 따로 분리해서 적어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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쇼스타코비치 교향곡 5번
“이 곡의 피날레에서 나는 생기에 찬 낙관적인 비전을 보여주고자 했다. 앞의 세 악장에서 드러난 비극적인 느낌들에 대한 해결책을 추구한 것이다.”
– 쇼스타코비치, 회고록 중
…내가 무엇을 생각하고 있을 때 늘 틀어놓는 판은 드미트리 쇼스타코비치의 심포니 제5번이다. 왜 그런지 그걸 듣고 있으면 생각이 정돈되어 오는 것 같다. 특히 무언지 웅장하고 엄숙한 시작과 도중의 수많은 군화의 행진 같은 장조가 몹시 마음에 든다. 개인적인 사소한 것, 일상적인 것은 넘어서서 더 큰 길로 눈을 돌리라고 이 음악은 말해주는 것만 같다. 따라서 웬만한 불쾌나 기분 나쁜 일도 이 음악이 곧잘 제거해 준다. 내 방에 들어가서 문을 닫고 이 판을 틀면 한 면이 끝날 때쯤은 벌써 원상 회복이 되고 깨끗한 맑은 기분을 가질 수 있게 된다.
– 전혜린
파스테르나크와 더불어
파스테르나크 |
모든 일에서 극단에까지 가고 싶다 일에서나, 길에서나, 마음의 혼란에서나, 재빠른 나날의 핵심에까지 그것들의 원인과 근원과 뿌리 본질에까지, 운명과 우연의 끈을 항상 잡고서 살고, 생각하고, 느끼고, 사랑하고 발견하고 싶다. 아, 만약 부분적으로라도 나에게 그것이 가능하다면 나는 여덟 줄의 시를 쓰겠네. 정열의 본질에 대해서 오만과 원죄에 대해서 도주나 박해, 사업상의 우연과 척골(Elle)과 손에 대해서도 그것들의 법칙을 나는 찾아내겠네. 그 본질과 이니셜을 나는 다시금 반복하겠네. B.파스테르나크, 1954. ——————— 전혜린이 자신의 수필집에서 파스테르라크의 시를 되뇌였다 나는 곱씹으면서 시를 읽어보았다. 이것은 역시 삶에 대한 집착 탐구열이다 나처럼 의미에 몰두하는 일… |
전혜린, 밤이 깊었습니다.
삶을 있는 그대로 보는 것은 별로 즐거운 일이 아닙니다. 너무나 추악하고 권태로운 일이 많기 때문입니다. 약간의 베일을 씌우고 약간의 안개로 가리고 삶을 볼 때 삶은 아름다워지고 우리에게 견딜 수 있는 무엇으로 변형됩니다. 덜 냉혹하게 덜 권태롭게 느껴집니다. 저녁 때 푸른 어둠 속을 형광이 일제히 켜지는 시간부터 신비는 비롯되는 것입니다. 더 보기 “전혜린, 밤이 깊었습니다.”
사치의 바벨탑, 전혜린
“여자는 전체로 보아서 아직도 하인의 신분에 있다. 그 결과 여성은 자기로서 살려고 하지 않고 남성으로부터 이렇다고 정해진 자기를 인식하고 자기를 선택하도록 된다. 남자의 손에 쥐어진 경제적 특권, 남자의 사회적 가치, 결혼의 명예, 남자에의 의존하는 것에서 얻은 효과, 이러한 모든 것이 여자들로 하여금 남자의 마음에 들도록 애쓰게 하고 있다.”
여성에 관해서 말한다는 것은 필연적으로 남성에 대한 여성의 관계에 있어서 언급되어야 한다. 우리 나라뿐 아니라 전 세계의 어느 나라에서도 여성과 남성간의 사회적 차이와 대립이 완전히 제거된 곳은 없으며 앞으로도 사회 구조의 전적인 변화가 없는 한은 없을 것이기 때문이다. 더 보기 “사치의 바벨탑, 전혜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