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혜린의 에세이집 ‘그리고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를 읽으며 울다 웃다 흘러간 하루였다. 그녀가 살던 시대에는 많은 사람들이 이런 감수성을 소유하고 이야기할 수 있었을까. 이 땅의 2009년 5월을 살아가는 30세 중에 그녀처럼 생에 대한 집착 또는 진지한 시선, 때로는 날카로운 물음들로 고뇌하는 영혼들이 있을까. 더 보기 “그리고 아무말도 하지 않았다”
헤세의 수채화
‘Knowledge of Divine Truth’, Jonathan Edwards
만일 금이나 진주 같은 값진 보배가 있다면 누구든지 이 보배를 주워 모으는 것은 가치 있는 일이라고 생각할 것입니다. 그러나 할 수 있는 만큼 누구나 할 수 있도록 제공된 성경 안에 담긴 하나님을 아는 지식이라는 보배는 금이나 진주보다 훨씬 더 값진 보배입니다. 전세계의 모든 사람들은 부를 얻기 위해 얼마나 부지런히 노력하는지요! 그러나 하나님을 아는 지식은 사람들이 그렇게 부지런히 추구하는 부보다 훨신 더 뛰어난 부요함입니다.
from ‘Knowledge of Divine Truth’, Jonathan Edwards
Ingeborg Bachmann
누구든 떠날 때는
한여름에 모아둔 조개껍질이 가득 담긴 모자를 바다에 던지고
머리카락 날리며 떠나야 한다
사랑을 위하여 차린 식탁을 바다에다 뒤엎고
잔에 남은 포도주를 바닷속에 따르고
빵은 고기떼들에게 주어야 한다
피 한방울 뿌려서 바닷물에 섞고
나이프를 고이 물결에 띄우고
신발을 물 속에 가라앉혀야 한다
심장과 달과 십자가와, 그리고
머리카락 날리며 떠나야 한다
그러나 언젠가 다시 돌아올 것을
언제 오는가?
묻지는 마라
Ingeborg Bachmann, ‘누구든 떠날 때는’
결론과 결정의 유보심리
인간에겐 결론이나 결정을 뒤로 미루려는 심리가 있다. 이것을 이용해 선택되기를 바라는 쪽을 뒤에 제시하는 설득기법이 있다.(편집) 플레이보이로 소문난 어느 남자 배우가 주간지 기자와의 대담에서 이런 말을 한 것을 읽은 적이 있다. 그는 여성을 설득할 때, “그냥 갈 거야? 아니면 머물렀다 갈 거야?”라고 묻지, “머물렀다 갈 거야? 아니면 그냥 갈 거야?”라고는 묻지 않는다고 한다. 더 보기 “결론과 결정의 유보심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