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흐, ‘별이 빛나는 밤’


Starry Night, Gogh

따로 설명이 필요없는 그림
처음으로 그림이란 것에 푹 빠지게 만들었다.

몇시간이고 이것만 들여다볼 수 있을 것만 같다.

파도치는 고흐의 하늘은 굉장한 쓸쓸함을 느끼게 한다. 20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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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그림은 그의 영적 순례의 절정, 곧 영원한 하나님과의 신비스러운 합일을 열망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많은 분들이 이 그림의 상징적 이미지에 초점을 맞추고 해석하지만, 이 작품이 고호의 자전적 작품이라는 중요성에 눈을 돌리는 사람은 많지 않다. 이 유화는 기성 교회의 어둠과 위선을 넘어 자연 가운데서 하나님을 만난다는 그의 영적 순례의 승리를 그리고 있다. 이 그림은 삶을 경축함과 동시에 임박한 죽음을 묵묵히 받아들이면서, 죽음 가운데 내재한 소망, 곧 그가 해방을 얻고 영원한 하나님과 합일을 이룰 것임을 보여준다. 이 그림이야말로 반 고호의 작품 가운데 가장 신비스럽고 환상적인 그림이다.



마을의 교회: 마을 풍경에서 뽀족탑을 가진 교회가 초점을 이루고 있는데, 많은 사람들이 지적한 대로 이 교회는 불란서 남쪽 프로방스 지방의 교회라고 하기보다 전형적인 네덜란드의 교회이다. 다른 몇 집에는 불이 켜 있지만 이 교회만은 어둡다. 이것은 마치 텅 비고 불 없는 교회처럼 무의미한 교회 목사들의 설교를 상징하는 것 같다. 그러나 이 그림에서의 교회의 문은 닫혀 있으나 고흐가 신앙의 문들 닫은 것은 아니다. 고흐는 교회 안의 어둠에서 벗어나 자연을 통하여 하나님과 승리적 교제를 나누고 있다.

“모든 소리가 끊어질 때에도, 별 밑에서 하나님의 목소리는 들린다.” 이 말은 고흐의 복음주의적 시기인 1877년 고흐의 마음에서 나온 말이요, 동시에 그의 평생에 걸친 영적 확신을 말해주는 것이기도 하다.

싸이프러스 나무: 커다란 불꽃기둥처럼 위로 솟아있는 싸이프러스 나무 역시 고호 자신의 열망은 물론, 보편적인 이 세상의 고난에서 벗어나 영원하 영과의 궁극적 합일을 말해준다.

“해바라기 그림을 그릴 때 즈음, 나는 해바라기에 대조되는, 그러나 해바라기와 같은 영감을 주는 것을 찾앗는데, 그것이 바로 싸이프러스 나무였다.

여기 싸이프러스 나무는 ‘죽음을 통과하여 하나님을 껴안으려는 영혼의 열망을 나타내고 있다. 이 나무는 하늘과 땅 사이, 그리고 삶과 죽음을 연결시켜 주고 있다.

하늘:
한 때 고흐는 “달이 아직도 빛을 비추고 있다. 그리고 태양과 저녁 별들도– 이들은 또한 하나님의 사랑을 말해준다. 그리고 ‘볼지어다 내가 세상 끝날 까지 너희와 항상 함게 있으리라(마 28:20)는 말씀을 상기시켜준다.”고 동생에게 보낸 편지에서 말하고 있다.그가 암스텔담에 있을 때 밤하늘에서 하나님의 임재를 느꼈던 것처럼, 생 레미 요양원에서 본 하늘에서도 하나님의 임재를 느꼈던 것이다. 밤의 어둠 속에서도 빛나는 힘을 그린 것은 고흐의 새로운 미적 발견이었다.
해와 달을 함께 그린 것은 아마 낮이 저물고 밤으로 접어드는 황혼의 때를 암시하는 것 같다. 고흐는 일찍이 이 때를 디킨스의 말을 따라 ‘복된 황혼’이라고 불렀다. 이 복된 황혼의 때는 하나님의 임재를 느낄 수 있는 신비한 때다.

어쨌든 ‘Starry night’은 임마누엘 칸트가 ‘내 위에 별이 빛나는 하늘과 내 안의 도덕률, 이 두가지에 나의 생각을 끊임없이 집중시킨다’는 말을 상기시켜 주는데, 하늘과 땅, 삶과 죽음의 두 세계를 중개하고 있다. 다시 말하면 ‘영원의 문턱에 있는 세계를 그리고 있는 것이다. 대낮에서 별이 빛나는 밤으로 이행하여 가는 것, 땅에서 하늘로 치솟아 있는 싸이프러스 나무, 그리고 비나는 별이 보여주는 이미지는 영원한 존재와 궁극적 합일을 바라는 고흐의 열망릉 보여주면서, 또한 그의 죽음과 불멸에 대한 생각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마릉 풍경과 더불어 하늘의 달과 별들의 우주적 드라마를 혼합 연출하는 가운데 창조를 찬양하고 있다. 고흐의 종교적 열망을 가장 잘 보여주는 작품이 바로 이 ‘별이 빛나는 밤’이고, 종교의 필요성 때문에 밤에 나가서 별을 그렸다고 하는 고흐 자신의 말과 전적으로 부합된다.

– 고흐의 영성과 예술, 최종수역편


아 진정 고흐는 이 그림을 통해 하늘로 향하는 자신의 마음을 표현하려 했던 것일까.

아브라함이 별을 보듯, 하늘의 별을 보며 하나님의 임재를 체험하고 부활의 소망을 그려내었던 것인가.

사이프러스 나무의 오른쪽 가지는 달을 향하고, 두번째 것은 큰 별을 향하였다. 하늘을 향한 거대한 사랑과 바램을 그리고 있는지 모르는 일이다.

이 그림을 보면서 하나님의 임재와 영광, 우주적인 영원불멸함의 가치를 찾아보려 애쓰는 것은 의미 없는 짓일까. 그러나 나는 지금 그 일을 하고 있다.